(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4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쟁의 여파로 경제적 직격탄을 맞은 유럽에서는 전쟁 지속 여부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15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 루마니아, 스웨덴 등 유럽 10개국 성인 81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해서라도 가능한 한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의'를 우선시해 러시아를 응징하고 우크라이나의 모든 영토를 회복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22%인 것으로 집계됐다. '평화'와 '정의' 사이에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자(swing)는 응답자의 5분의 1 정도였다. 나머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전쟁의 책임에 대한 의견은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73%는 러시아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으며 '평화의 최대 장애물은 미국,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아닌 러시아다'라는 물음에 64%가 긍정했다.
이에 대해 WP는 "유럽인들은 우크라이나 지지에 대체로 일치된 입장을 보였지만 전쟁의 경제적 여파를 얼마나 오래 견뎌낼지에 대한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며 "대중의 관심이 전쟁에서 생활비 상승에 대한 두려움으로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사는 여론조사업체 데이터프랙시스와 유고브가 지난 4월말~5월중순까지 온라인으로 공동 실시했고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의회(ECRF)가 분석했다.
ECRP는 이 여론조사 분석 결과 이러한 유럽인 정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했다.
ECRF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결과는 유럽의 여론이 변하고 있으며 가장 힘든 날들이 앞으로 다가왔음을 뜻한다"며 "핵 확장 위협 우려와 대러 제재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쟁을 빨리 끝내려는 사람들과 러시아의 패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 사이의 격차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서 폴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는 정의보다 평화에 대한 응답률이 높았는데 '평화' 응답자 가운데 이들 중 상당수는 각국 정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생활비 문제 등과 같은 다른 중요 문제들보다 러시아에 대한 조치를 우선하고 있다며 걱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타일러 쿠스트라 영국 노팅엄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WP에 "정부가 아슬아슬한 길을 걷고 있다"며 "저는 유럽 전역이 생활비에 대해 엄청난 불안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음식, 난방 등이 필요한데 이것들을 우리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쿠스트라 교수는 "우리가 얼마큼 유럽에서 전쟁을 원하지 않는지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항하는 노선을 고수해야 하는지를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윈윈이란 한가지 선택지는 없다. 이것은 일련의 불행한 절충안"이라고 밝혔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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