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금융당국 수장 인선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한 달이 되도록 금융당국 수장 인선이 나오지 않으면서 금융권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았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5일 고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며 "후임 준비가 마무리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김 회장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공식 발표는 미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 문제가 해결되면 금융위원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금융위원장은 국무총리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총리가 지난달 21일 임명되고 2주가 지났음에도 금융당국 수장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김소영 서울대 교수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금융위원장보다 부위원장 인선이 먼저 발표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의를 표명한 전 정부의 위원장과 현 정부의 부위원장이 '어색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금융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금감원장, 국책은행 수장 인선도 밀리고 있다.
정 원장은 지난달 12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사의를 표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윤석열 정부가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모두를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사표를 요구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정 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금감원장 인선도 곧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하마평만 무성할 뿐 공식 임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차기 금감원장으로는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정연수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 등이 오르내린다.
KDB산업은행은 이동걸 전 회장이 지난달 9일 이임식을 하고 물러난 뒤, 최대현 수석부행장(전무이사)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차기 회장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마평에 올랐던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IBK기업은행은 윤종원 행장의 국무조정실장 행이 무산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윤 행장은 한 총리의 추천으로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것을 놓고 여당 내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윤 행장은 국무조정실장직을 고사했다. 윤 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로 아직 남아있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윤 행장의 거취도 애매해졌다.
한편, 윤석열 정부가 초대 국무조정실장으로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수출입은행장도 조기에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 행장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다. 다만 수출입은행장은 산업은행, 기업은행과 달리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문제는 금융당국 인선이 늦어지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중고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루나·테라 사태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문제, 가계부채 대응, '코로나 금융지원'의 출구 전략 마련 등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금융당국은 주요 정책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정책의 윤곽은 나와 있겠지만 수장 인선 이후에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안이 많은 만큼, 조만간 인선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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