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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도 애플 아이폰처럼.." 삼성전자, 사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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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5. 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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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도 애플 아이폰처럼.." 삼성전자, 사활 걸었다

박신영/정지은 입력 2022. 05. 16. 17:32 수정 2022. 05. 16. 17:33 
 
삼성전자 '갤럭시 전용 칩' 만든다
맞춤형 AP로 삼성 생태계 구축
DS부문서 2025년까지 개발계획
소비자들이 1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있는 딜라이트 홍보관에서 갤럭시S22 시리즈를 체험해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2025년까지 갤럭시 전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개발하기로 했다. 애플이 아이폰 전용 AP인 A시리즈로 애플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삼성전자도 같은 전략을 펼치려 한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 생산될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장착할 전용 AP 개발에 들어갔다. AP는 스마트폰에서 데이터 통신, 연산 등을 담당하는 핵심 반도체로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소모량 등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한다. 그간 갤럭시 전용 AP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있었지만 삼성전자가 개발에 본격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익스피리언스) 부문은 지금까지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에서 AP를 공급받았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개발한 AP인 엑시노스 시리즈도 일부 기기에 적용했다. 최근 갤럭시S22가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관련 논란에 휘말리면서 회사 내부에서 전용 AP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고성능이면서도 전력 소모량이 낮은 갤럭시 맞춤형 AP가 필요하다는 요구다.

 

갤럭시 전용 AP로 삼성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었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해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북 등에 모두 자체 설계한 AP를 사용하면서 제품 간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의 호환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AP 제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6.6%)은 퀄컴, 미디어텍, 애플에 이어 4위에 그쳤다.

 

'폰-PC-워치' 하나로 연결한 애플…삼성도 "단일 생태계 구축"

 

삼성전자가 갤럭시 전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개발하기로 한 것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 모바일을 맡고 있는 MX(모바일익스피리언스) 부문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DS 부문은 새로운 시장인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야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MX 부문 또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6일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 시리즈에 여러 반도체 회사의 범용 AP를 써왔는데 이렇게 해서는 갤럭시 시리즈의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DS 부문 또한 지금 AP 시장에서 승부를 걸지 않으면 중국 업체에도 밀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원 삼성’ 구축하려면 전용 AP 필요

삼성전자의 MX 부문까지 총괄하는 한종희 부회장(DX 부문장)은 지난해 말 취임 일성으로 ‘원(One) 삼성’을 강조했다. 사업부와 제품 간 벽을 허물어 ‘뉴 삼성’로 나아가자는 취지다. 그만큼 제품 간 호환이 잘 돼야 ‘삼성 생태계’가 견고하게 구축될 수 있다는 의지가 반영된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선 현재 쓰고 있는 범용 AP로는 삼성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가전의 연결성을 높이려면 제품 설계 단계부터 공통된 콘셉트를 적용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개발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실제 애플은 2011년부터 자체 설계한 AP인 ‘A 시리즈’를 아이폰에 적용하고 있다. 2020년에는 PC용 칩셋 ‘M1’을 공개했는데, M1의 기술 기반이 A 시리즈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자체 설계한 AP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의 연결성을 강화하면서 애플 생태계에 들어온 소비자가 다른 회사 제품을 쓰지 못하도록 잡아두는 강력한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전용 AP 개발 목표 시점을 2025년으로 잡은 것도 그해에 출시될 갤럭시 시리즈의 콘셉트에 맞춰 AP를 내놓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2023년에 설계를 마무리하고 성능 시험 기간과 제조 과정 등을 감안해 역순으로 계산하면 올해 AP 개발에 본격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경쟁 격화되는 AP 시장

 

삼성전자 DS 부문도 이번 AP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의 AP 브랜드인 ‘엑시노스’ 시리즈가 기술적인 부문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애플과 퀄컴 등 시장 강자를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6.6%)은 4위에 그쳤다. 퀄컴이 37.7%로 가장 높았고 미디어텍(26.3%), 애플(26%) 등 순이었다.

 

앞으로 치고 나가기엔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경쟁업체들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회사인 삼성전자의 MX 부문도 퀄컴, 미디어텍, 칭화유니 등으로부터 AP 조달 비중을 늘리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도 자체 AP 개발에 나섰다. 중국의 전자기업 오포는 최근 자체 AP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오포의 자체 AP는 2023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생산라인도 대만 TSMC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엑시노스는 중저가용으로

 

삼성전자는 2025년 이후 엑시노스를 중저가 스마트폰 공략 무기로 사용할 전망이다. 다행히 올해 출시한 5세대(5G) 보급형 AP가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 128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만든 첫 모바일 칩셋으로 초당 4조3000억 회에 달하는 인공지능 연산을 통해 장면 분할, 실시간 모션 분석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선보인 ‘엑시노스 1080’보다 고사양이다.

 

엑시노스 1280은 삼성전자 갤럭시 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보급형 A시리즈에 탑재된 제품이기도 하다. 지난달 인도 시장에 출시한 ‘갤럭시 M33’에도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AP 시장만 놓고 보면 엑시노스의 성능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박신영/정지은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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