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들이 요즘 맥을 못 추는 이유. 눈높이에 답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최근 성장주들의 흐름은 실망 그 자체입니다. 대표적으로 성장주 투자의 척도인 ARKK의 급락은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지요.
시장 금리 급등이라는 금융 시장 내부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도 있지만, 한편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 시각의 변화가 성장주들 주가에 영향을 주는 듯합니다. 오늘 증시 토크에서는 과거 사례를 통해 이를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 오늘 증시 토크는 성장주에 대한 매매의견이 아님을 서두에 강조해 드리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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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에 앞서, [추천/좋아요] 버튼 기능에 대하여 다음/카카오 쪽에서 수정 작업을 시작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받았습니다. 추천/좋아요 기능이 잘 되는지 혹은 안되는지 답글로 남겨주시면, 상황을 파악하고 있겠습니다^^. 독자님들의 성원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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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소녀시대’의 에스엠에서 벌어졌던 주가
예전 방송 프로그램 중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프로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공개하기 어려웠던 사건들을 세월이 흘러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프로였지요.
그런 기분으로 2010년대 초반~2012년 11월에 있었던 에스엠의 주가와 상황을 편하게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 안에 최근 성장주를 대하는 투자자의 시각이 비슷하게 녹아있습니다.
지금은 트와이스, 에스파, 블랙핑크, 레드벨벳, 오마이걸 등 수없이 많은 새로운 걸그룹들이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2007년~2010년대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걸그룹 = 소녀시대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요.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슈슈슈슛슈~~♪” 신곡이 나올 때마다 그 인기는 어마어마하였습니다.
소녀시대의 인기에 힘입어 에스엠의 실적도 성장하고 주가는 천정부지로 상승하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저점 대비 2012년 늦가을까지 4년 만에 주가는 거의 70배 가까이 상승하였습니다. 당시 인터넷 글 중에는 공장에서 2년 반 일하면서 모은 돈을 소녀시대를 보고 SM에 투자하였던 어떤 개인 투자자가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올라오기도 하였습니다.
[ 2008년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에스엠의 주가와 영업실적 추이 ]
[ 우축 : 주가 / 좌축 : 영업실적(억 원) ]
그리고, 소녀시대를 향한 삼촌 팬들의 뜨거운 열정 때문일까요?
증권가에서도 소녀시대에 대한 기대치가 정말 높았습니다. 급기야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2012년 3분기 예상 실적을 전년 비 거의 200% 가까이 높인 영업이익 200억 원을 기대하기에 이릅니다.
기대는 높아도 너무 높았고, 밸류에이션 레벨도 크게 높아져 2012년 늦가을 에스엠의 PBR 레벨은 7배에 이를 정도로 천정부지의 주가 수준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 11월 어느 날 3분기 실적 발표일 전후로 해서 주가는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합니다. 3분기 실적 뚜껑을 열고 보니 시장 기대치 200% 영업이익 성장이 아닌 70%만 증가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70% 성장도 엄청난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그 후 주가는 7만 원대에서 2만 원대까지 추락하기에 이릅니다.
매출의 꾸준한 성장이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아니 어쩌면 소녀시대 에스엠에 대한 기대가 꿈처럼 사라져서가 아니었을까요?
▶ 2000년 IT버블 붕괴의 교훈 : 기대치 눈높이가 높아지면 실망도 커진다.
앞서 이야기해 드린 10년 전 에스엠 주가에서 나타난 현상은 어쩌면 양반일 수 있습니다. 그 이전 2000년 IT버블 붕괴는 전 세계 성장주들에 치명적인 상처를 안겨주었기 때문이지요.
버블 붕괴 과정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업들도 부지기수입니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과 함께 끝없는 상승 가도를 달린 성장주의 주가는 2000년 연초부터 삐걱거리더니 전 세계적으로 2002년 말까지 버블을 끝까지 눌러버리고 말았습니다.
한국의 대표 성장주 지수였던 코스닥 지수는 1년 만에 1/5토막이 났고, 전 세계 성장주의 대표 지수인 나스닥 지수는 2000년 연초부터 2002년 가을까지 1/4토막이 났었지요.
지금 와서 20년 전 나스닥이나 코스닥 지수 차트를 보면, 그냥 존버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쉽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 시기 전 세계 성장주 투자자들은 심각한 투자 상처를 입었고, 미국에서도 주식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 90년대 말 IT버블과 2000년 초반 붕괴 과정 속 나스닥 지수 낙폭은 충격적이었다 ]
그런데 당시 거품 형성과 붕괴 때의 분위기는 앞서 설명해 드린 에스엠의 상황과도 비슷하였습니다.
뭔가 뜨거운 열정을 가진 새로운 무언가가 무한에 가까운 성장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주가를 무한히 끌어 올립니다. 급기야 기존의 밸류에이션 잣대로는 평가하기가 어려워지니 처음에는 PSR(주가 매출액 비율)을 빌려 평가하고, 이것으로도 평가가 안 되는 매출 0의 성장주들의 경우는 웹사이트 회원 1명당 얼마의 가치라며 뜬구름 잡듯 평가하기에 이릅니다.
이런 분위기가 90년대 후반 미국 시장에서는 계속 지속되었고, 한국에서는 IMF 사태 이후 뒤늦게 1999년 IT버블 주가 폭등으로 이어졌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 투자자들은 높아진 눈높이에 회사가 맞춰주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그래도 실망하게 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실망스러운 상황이 반복됩니다. 심지어 적자만 깊어지는 경우들도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회사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반영하여 눈높이가 하늘 꼭대기에 있는데 실제 회사의 실적은 바닥을 뚫고 지하실로 내려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눈높이의 괴리는 어느 순간 정말 사소한 실망이 계기가 되어 터져버리고 맙니다.
마치 사람 관계에서 기대를 높게 두고 어떤 사람을 대하였는데 조금씩 실망스럽다가 정말 사소한 계기로 크게 싸우거나 갈라서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성장주들의 급락에서 위와 같은 현상이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곧 꿈은 이루어질 것이라면 “드림 컴 트루~~♬”를 부르면서 웃어넘겼던 상황들이 피로감이 쌓이고 임계치에 이른 시점에 이르면, 정말 작은 문제로 주가가 급락하기에 이릅니다.
어쩌면 지금 너무 비싸다고 생각되는 기업들이 있다면, 한 번 정도 밸류에이션 잣대를 꺼내 보시고 성장성을 혹시 매년 수백% 성장을 반영한 것은 아닌지 즉, 주가의 눈높이가 하늘 끝에 있는지 체크 해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2022년 4월 28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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