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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조 러브콜' 전지현도 밀어낸 그녀들.."광고·음원까지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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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4. 1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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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조 러브콜' 전지현도 밀어낸 그녀들.."광고·음원까지 접수"

홍효진 기자 입력 2022. 04. 16. 06:39 
 
김태희·전지현 잇는 유아..300만 팔로워 미켈라'될까?' 의심했는데..시장규모, '인간'을 넘었다
스마일게이트의 가상 아티스트 '한유아'가 지난 12일 내놓은 데뷔곡 '아이 라이크 댓'(I Like That) 뮤직비디오(Short Ver.) /사진='스톤 뮤직 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ertainment) 채널 영상 캡처

가상 아티스트(Virtual Artist) '한유아'(활동명 '유아')가 지난 12일 데뷔곡 '아이 라이크 댓'(I Like That)을 선보이며 본격 아이돌 행보에 나섰다. 그의 '세상에 없는 목소리'는 다양한 연령대 수백명의 보이스 데이터를 취합,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해 만들어졌다. 유아는 방송과 공연, 유튜브,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중을 만날 계획이다. 최근 배우 김태희·전지현에 이어 광동 '옥수수수염차' 모델로도 발탁됐다.

가상인간을 향한 기업의 러브콜이 심상치 않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완벽한 모델로 기능한다는 강점 때문이다. 실제 국내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의 2021년 한 해 수익은 약 15억원으로 추산된다. 브라질의 '루두 마갈루'와 영국의 '슈두' 등 해외에서도 가상인간을 내세운 마케팅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30년 전 세계 가상인간 시장 규모가 약 650조원 규모에 달한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활동무대가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광고부터 음원까지 접수한 가상인간…2030년 '650조' 시장 확대
1998년 1월23일. 국내 최초 가상인간 '아담'이 공개됐다. 사이버 가수라는 파격적인 콘셉트 효과로 1집 앨범 판매량이 20만장을 기록했지만, 2집 앨범의 저조한 성적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그로부터 22년이 흐른 2020년 8월 '로지'가 태어났다.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기업 마케팅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스물두 살로 탄생한 로지는 영원히 늙지 않고, 각종 구설에 휘말릴 염려도 없다. 지난해 7월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로 활약했고, 올 2월 가수로도 데뷔했다. 15일 정오 기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2만6000명에 달한다.

시작 단계인 가상인간 시장은 점차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2020년 2조4000억원의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가 2025년 14조원까지 뛸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시기 인간 인플루언서 시장(13조원) 추정치를 앞선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진리서치는 "2030년 전 세계 가상인간 시장규모는 5275억8000만달러(약 65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버스·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고 가상인간 기술 수준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가상 인플루언서 '로지'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가상인간 마케팅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뜨겁다. 미국 AI 스타트업 '브러드'(Brud)가 2016년 선보인 브라질계 미국인 '릴 미켈라'는 샤넬·디올·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한다. 15일 정오 기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약 303만명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영국 온라인 쇼핑몰 '온바이'(OnBuy)에 따르면 미켈라의 2019년 한 해 수익은 약 896만파운드(약 14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영국의 '슈두', 브라질의 '루두 마갈루', 일본의 '이마' 등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수십만 내지 수백만명을 오가는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여럿이다.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가상인간 시장이 이제 막 열리는 시점이라 함부로 예측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물리적 제약 없이 광고·모델·게임 등 어떤 영역에서든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불쾌한 골짜기, 일자리 소멸'…가상인간의 발목 잡을까
가상인간 마케팅의 핵심 흥행요소는 '자연스러움'이다. 인간과 닮을수록 친밀감을 쌓기 쉽기 때문이다. 로지도 MZ(밀레니얼+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조합했다. 2002년생 유아는 인간과 같은 시간 안에 살고 있다는 설정이다. 매년 한 살씩 나이가 든다. 인간과 닮을수록 호감을 느끼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낀다는 '불쾌한 골짜기' 이론이 가상인간의 고비로 지적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가상인간 시장의 확장을 막아 설 정도의 변수는 아니라고 본다.

전창배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현재 가상인간 기술 수준이 실제 인간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뛰어난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불쾌한 골짜기는 이미 지났다"면서 "메타버스·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의 결합으로 더 사실적인 디지털 인간의 구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뽀로로'처럼 사람과 다른 형태의 캐릭터에 AI기술을 투영하는 방법도 있다"며 "현재로선 불쾌한 골짜기 문제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가상인간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일자리의 '소멸'보다는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교수는 "댄서를 복제한 가상인간이 공연에 활용되면 댄서의 일자리는 줄어들겠지만, 이를 기획한 사람들의 일자리는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변화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도, 관련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 이사장 역시 "기술 발달의 흐름은 물리적으로 막을 수도 없고 막을 명분도 부족하다"며 "정부와 기업에서 전직과 재취업을 적극 알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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