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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韓 전선'..LS·대한전선, '친환경' 초고압 케이블 잇단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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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3. 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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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韓 전선'..LS·대한전선, '친환경' 초고압 케이블 잇단 수주

오진영 기자 입력 2022. 03. 09. 06:50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초고압케이블을 포설하고 있다. / 사진 = 대한전선 제공


최근 LS전선·대한전선 등 국산 초고압 케이블 업체에서 잇단 해외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핵심기술인 초고압 케이블의 수주 행진은 단기적인 매출 확대뿐만 아니라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에서 장기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각사는 투자와 연구개발을 확대해 점차 그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초고압 케이블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500㎸ 이상 초고압 전력 케이블은 전력 손실이 적고 송전 거리가 길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송전 용량이 큰 초고압 케이블은 해상 풍력발전소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이나 대형 발전소 송배전에 쓰이는 케이블 등 고품질 케이블에 주로 사용된다. 특히 초고압 전력망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프로젝트는 자재 공급과 전력망 설계, 포설과 접속까지 일괄 수행하는 방식으로 기술력·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모두 인정받은 업체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대한전선은 지난 3일 미국법인인 T.E USA가 6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망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1000억원 규모의 3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를 수주한 지 보름만에 거둔 성과다. 대한전선은 이번 프로젝트까지 올해 들어 북미 지역에서만 1900억원가량을 수주했다. 미국 법인 설립 후 최다인 지난해 수주액(2800억여원)의 약 68%를 2개월만에 조기 달성한 것이다.

 

LS전선도 지난해 미국과 네덜란드, 바레인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다. 또 대만의 해상풍력단지 건설 1차 사업에서 현재까지 발주된 초고압 해저 케이블을 모두 '싹쓸이'했다. 시행사는 사업별로 덴마크·독일·벨기에로 각각 다르지만 해저 케이블은 모두 LS전선이 공급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초고압 케이블에 대한 투자 확대가 이같은 성과를 불러왔다고 평가한다. 해저 케이블에서 비교적 후발주자로 여겨지는 대한전선은 지난달 충남 당진을 해저케이블 신공장 건설 부지로 선정하고 66kV급 내부망과 154kV급 외부망 생산이 가능하도록 공장 설비를 구축했다. LS전선도 최근 강원 동해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설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생산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전선의 해저 케이블이 강원도 동해항에서 선적되는 모습. /사진=LS전선 제공


국내 기업이 초고압 케이블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도 새 시장 개척에 큰 역할을 했다. 초고압 케이블은 수익성이 좋고 규모가 커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대한전선은 미국 시장에서 다수의 초고압 턴키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아온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캐나다 시장의 진입장벽을 넘었다. 캐나다와 미국은 35개 이상의 전력시스템이 연계돼 있어 통합 전력망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으로 친환경 수요가 늘고 있어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온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해상 풍력발전소와 변전소 등에는 초고압 케이블 사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최근 유럽과 중동,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많은 미국도 정부가 인프라 확대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대형 입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각 기업은 잇단 수주 노하우를 활용해 유럽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전선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초고압 케이블이 대용량의 전기를 빠르게 옮기기만 하면 됐으나 이제는 오염물질 배출 등 친환경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라며 "각 기업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고 설비를 잇따라 증설하는 것도 커지는 시장규모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지난해 7월 18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립하는 등 투자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며 "신재생에너지 트렌드에 대비해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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