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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호황 진단키트업체..'Next'가 없다

BT, 바이오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3. 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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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호황 진단키트업체..'Next'가 없다

입력 2022. 03. 02. 11:13 
 
국내기업 '포스트 코로나' 전략은
두둑한 현금실탄 무장 외국기업들
M&A통해 기술 고도화 미래 대비
국내기업은 '다음' 위한 전략 부재속
심사 규정 강화에 물량 맞추기 급급
씨젠(왼쪽부터)과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니아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각사 제공]

진단키트 기업들이 역대급 호황을 지속하고 있지만 ‘넥스트’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이미 다각도의 인수합병(M&A)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한 외국 기업들과 달리, 코로나 출구전략이 명확치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는 국내에서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호황을 맞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까지 선별검사소에서 PCR로 코로나19 검사를 해왔기 때문에 일찌감치 키트를 개발한 기업들은 대부분 수출로 시장에 대응해왔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기업 애보트는 지난해 신속항원진단키트로 85억5300만달러(10조2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애보트는 지난해 하반기 흡입형 혈전절제술 기기 개발 업체 워크바스큘러를 인수했다. 홀로직은 암 진단 의료기기 기업 소마텍스를 인수하면서 체외진단으로 암을 진단하는 기술을 고도화 하는 쪽으로 다음 방향을 잡았다.

 

외국 기업들이 코로나특수로 쌓아올린 현금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분주한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다음 포석이 명확치 않은 실정이다.

 

씨젠(대표 천종윤)은 지난 21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전한 지속성장 추진전략에서 분자진단 사업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표준화된 개발 프로토콜을 통해 현지 시장에 특화된 맞춤형 시약개발 플랫폼을 구축, 전 세계 바이오전문가 누구나 씨젠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진단시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지난해 M&A 총괄임원 등을 영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M&A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에스디바이오센서(대표 이효근·허태영)는 바이오 기업 여러 곳에 지분투자를 늘리고는 있지만 역시 방향이 뚜렷하지 않다. 최대주주인 조영식 의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투자사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와 자회사 바이오노트 등이 나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씨티씨바이오를, 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와 엔에이백신연구소, 파마리서치바이오 등의 지분을 취득해왔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브라질 기업 에코디아그노스티카를 인수했다.

 

그러나 투자기업들의 방향이 제각각이어서 시너지효과는 잠재적인 파이프라인 확보 정도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씨티씨바이오는 미생물발효기술, 약물코팅기술, 약물전달기술 등을 보유한 인체약품, 동물약품 제조 판매업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한창이며, 파마리서치바이오는 보톡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에코디아그노스티카는 코로나19 진단시약 생산기업이다. 투자 포트폴리오가 암 진단 등 기술 고도화 계획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국내 기업들은 오히려 최근 진단키트대란과 심사규정 강화로 인해 물량 맞추기에도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최근 체외진단 의료기기 허가 심사규정을 개정하고, 코로나19 변이 추가자료 제출을 명시했다. 진단키트 생산 기업들은 오는 4월까지 GMP시설 체계를 갖춰야 판매·수출이 가능하다. 후발주자들은 GMP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하는 부담도 가중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은 변이종에 대한 성능평가 자료를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등 부담이 커졌다. 기존 기업들도 키트대란 때문에 24시간 공장을 돌릴 정도”라며 “코로나이후 청사진을 준비하는 것은 사치로 보일 정도로 당장 발등의 불 끄기에 급급한 상황”이라 전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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