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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윤석열의 '정치적 오독'

정치·사회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2. 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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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윤석열의 '정치적 오독'

[정욱식 칼럼] 동맹 강화의 과유불급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  기사입력 2022.02.25. 15:42:0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화법은 기승전·정부여당 공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언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한 논평에서도 어김없이 확인할 수 있다.

윤 후보는 24일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지구 반대편 나라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21세기 국제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대한민국도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한 "냉정한 선택"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말로만 외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종전선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또 하나는 "확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억지력만이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 같은 "각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과 국방력을 강화해 "힘에 의한 안보"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문재인 정부도 줄곧 해왔던 바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 이뤄져온 국방력 강화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임기 첫해에 세계 12위로 평가되었던 군사력이 2020년부터 3년 내리 세계 6위로 평가받고 있는 것에서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또 한미동맹도 포괄적 동맹으로 강화되어왔다. 

 

그렇다. 문재인 정부는 한편으로는 종전선언을 제안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미 연합 훈련과 역대급 군비증강을 계속 해왔다. 윤 후보의 비판이 적실성을 가지려면 이러한 '언행불일치'를 짚었어야 한다. 

 

윤 후보는 또 한미동맹 강화를 신념처럼 떠받들고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사태는 나토의 약화가 아니라 강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동유럽 체제 전환, 냉전 종식, 독일 통일 과정에서 소련에 수십 차례 약속했던 바는 나토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나토 회원국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폴란드, 루마니아, 발틱 3국에는 미군을 포함해 약 1만 2000명의 나토군이 주둔하고 있고 여기에는 20여 대의 전투기와 미사일 방어체제(MD) 전진 배치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중대한 배경이 되었다. 나토가 더 확대되기 전에 '예방 전쟁'을 통해 이를 저지하고 러시아의 세력권을 회복하겠다는 것이 본질적인 이유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매우 엄중하다. 한미동맹 강화가 과유불급의 어리석음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사드 추가 배치 및 '3불 입장' 철회는 더 큰 인화물질을 우리 땅에 갖다놓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수반하는 것은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운명을 타자화하는 것이 될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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