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무역의 역할을 언급하지 않고는 오늘날 한국의 발전을 설명할 수 없다. 한국의 지위가 선진국으로 변경된 것은 ‘무역이 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도구’라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격언을 증명한 것이다.” 이태호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는 지난 7월 2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8차 UNCTAD 무역개발이사회 마지막 날 회의에서 한국을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키로 결정한 데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대사가 “UNCTAD의 한국 참여에 있어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한 이날 결정은 UNCTAD 설립 후 57년만에 첫 사례로 기록됐다. 전 세계 32번째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은 올해 무역 규모 1조2000억달러, 수출 규모 6300억달러를 각각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사상 최대 실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월 6일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조선은 사상 최대 수주량을 달성했고 석유화학 수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지켰고 시스템 반도체·친환경차·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과 이차전지·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수출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글로벌 교역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산업들을 열거했다.
올 한해 최대 사건으로 기록될 ‘선진국’ 인정과 함께 한국의 수출경제, 산업을 글로벌 최강자 수준으로 끌어올린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조선 ▲해운 ▲철강 ▲정유·석유화학 ▲방위산업 ▲제약·바이오 ▲게임 분야의 성과를 돌아봤다.
지난 4월9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열린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올해는 방산분야에서 굵직한 성과가 잇따라 나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첫 선을 보인 한국형 전투기다. 지난 4월 9일 ‘KF-21 보라매’의 시제 1호기가 출고됐다. 이 전투기는 독자 기술로 개발된 것이다. ‘전투기의 눈’으로 불리는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추적 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EO TGP)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독자 개발했고 ‘전투기의 심장’인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국산화를 이끈다.
지난 10월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사일 주권을 되찾은 것도 올해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미국 현지시각)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미사일 지침을 완전 폐기하는데 합의했다. 한·미 미사일지침은 42년 전 양국 사이에 체결된 한국의 탄도미사일 개발 가이드라인이다.
누리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공항공우주산업(KAI), 현대중공업 등 300여 개의 기업에서 약 500명이 참여하는 등 민간 주도로 개발이 이뤄졌다. 내년 5월 예정된 발사에서 최공 궤도진입에까지 성공할 경우 한국은 독자적인 우주개발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국내 주요기업이 자체 개발한 무기도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K9 자주포는 최근 호주 정부와 9000억원대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600여문이 수출됐으며 이번 호주와의 계약으로 K9 수출국은 총 7개국이 됐다. 한화디펜스는 현재 이집트와도 수출 협상에 나서고 있다. 이집트 수출에도 성공할 경우 K-9의 수출 총액은 5조원대가 된다.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 사진=한화디펜스
KAI는 경공격기 FA-50을 앞세워 말레이시아와 10억달러 규모의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KAI는 2013년 필리핀에 FA-50 12대, 2014년 이라크에 24대를 각각 수출한 바 있다. KAI는 시장 확대를 위해 콜롬비아와 페루, UAE 등에서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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