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최근 몇 년 전부터 강릉, 양양, 속초 등 동해안에 위치한 강원도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간편하게 서핑을 즐기려는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2년 8923만명 수준이던 강원도 방문객 수는 2019년에는 약 1억2000만명으로 늘었습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강원도 경제도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습니다. 해변 근처에는 서핑보드 대여점과 게스트 하우스가 줄지어 섰으며, 주말만 되면 수도권에서 몰려든 서퍼들로 해안가는 불야성을 이뤘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인파가 몰리며 방역 지침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외신들은 북적이는 동해의 다른 면에 주목했습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무분별한 개발이 외려 해변의 자연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겁니다. 더욱이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까지 겹치면서 연안 지표가 깎이고 모래가 사라지는 이른바 ‘연안 침식’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단 설명입니다.
로이터통신은 해양수산부 조사 결과를 인용, 전국 250개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심각한 연안 침식이 진행되고 있는 해수욕장이 2018년 12개에서 지난해 43개로 늘어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심각한 연안 침식을 겪고 있는 43개의 해수욕장 가운데 25곳이 동해안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서퍼들이 많이 찾는 사천진 해수욕장의 경우 모래사장 유실이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천진 해변의 너비는 2019년 약 40m에 달했으나 침식이 심한 지역은 약 3m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해변이 급격하게 좁아지면서 인근 사업체들은 해변과 더 떨어진 장소로 이전해야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연안침식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2018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1984~2016년까지 세계 모래 해변의 24%가 연평균 0.5m씩 침식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세계 모래해변의 10.6~12.2%(2만8260~3만2456km)가 2050년까지 심각한 침식에 직면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사천진 해변 인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로이터에 “바닷물이 이렇게 가까웠던 적이 없었다”라면서 “이곳은 파도가 잔잔하기로 유명했는데, 파도도 상당히 높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강원도의 연안 침식을 조사하고 있는 강원도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김인호 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해안도로와 방파제를 해변에 가깝게 건설한 까닭에 사천진 해안선의 변화가 가속됐다고 꼬집었습니다. 김 교수는 “초기 해안 개발계획의 경우, 환경보호 인식이 미흡했다”라면서 “비과학적으로 설계된 구조는 파도를 강화하고 사구를 약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태흠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정부의 해변 정비 의지 부족으로 해안 침식이 가속화하고 있다”라면서 “더 많은 해안 정비 자금을 확보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지방 정부 차원의 복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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