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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넷플, 엄마는 티빙, 애들은 디플.."구독료 허리 휘네"

생활경제·연금. 자동차일반

by 21세기 나의조국 2021. 11. 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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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넷플, 엄마는 티빙, 애들은 디플.."구독료 허리 휘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입력 2021. 11. 13. 06:00 
 
애플tv+·디즈니+ 등 글로벌 OTT 진입으로 구독료 부담 증가이번달은 넷플릭스, 다음달은 티빙..'OTT 메뚜기족' 증가

#"영화광 아빠는 왓챠, 엄마는 우리나라 드라마 봐야 하니까 웨이브나 티빙도 있어야 하고, 나는 미드(미국드라마) 보려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덕후' 동생은 디즈니플러스까지...". 여기에 유튜브 프리미엄이나 스포츠 중계 위주의 스포티비까지 보면 한 집당 구독료는 월 7~8만원이 훌쩍 넘는다. 저녁이나 주말에 가끔 보는 게 전부인데 매달 나가는 돈이 부담스럽기는 하고, 그렇다고 안 보자니 아쉽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춘추전국시대가 활짝 열렸다. OTT는 다양한 콘텐츠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이미 콘텐츠 소비의 한 축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같은 구독 서비스가 많아지는 만큼 중복 가입자도 덩달아 늘면서, 경제적 부담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급기야 이용자들은 OTT에 드는 비용이 실시간 채널을 보는 인터넷TV(IPTV) 요금을 훌쩍 뛰어넘자, '어느 것을 볼지' 고민에 빠졌다.
'가랑비 옷 젖듯' 새 나가는 OTT 구독료에…"은근 허리 휘네"
/사진=디즈니코리아
 
OTT '애플tv+'와 '디즈니+'가 이달 초 각각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용자들의 OTT 선택권은 더 넓어졌지만, 구독료 지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OTT 구독료는 서비스당 대개 수천원~1만원 안팎이다. 지난 4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tv+ 월 구독료는 월 6500원, 디즈니+는 월 9900원 수준. 프리미엄 요금제 기준으로 기존에 있던 넷플릭스(1만4500원), 웨이브, 티빙(1만3900원), 왓챠(1만2900원) 등도 1만원대다.

하지만 여러 개 OTT를 중복으로 이용하는 구독자들이 많아지면서 '가랑비에 옷젖듯' 월 합산 구독료가 불어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들이 여러 개의 OTT를 중복으로 이용하는 추세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넷플릭스 이용자는 1075만명으로, 이 중 197만명이 웨이브를 교차 이용했다. 웨이브 이용자가 474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40%가 넷플릭스 구독자인 셈이다.

이 때문에 OTT 구독공유 서비스도 등장했다. 여러 명이 '파티'를 짜 계정을 공유하며 이용하고, 월 구독료를 n분의1로 나누는 방식이다. 디즈니+가 출시된 이후 링키드, 피클플러스, 벗츠 등 구독공유사이트에서는 이미 관련 계정 공유 글들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복수의 구독 서비스를 동시에 가입하다 보니 경제적인 부담 증가뿐 아니라 심리적인 피로를 느끼는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 현상까지 등장할 정도다. 한 이용자는 "앞으로 다달이 나가는 구독료가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 같다"며 "자동으로 정기결제가 되는 만큼, 자칫 신경쓰지 않으면 잘 쓰지도 않는 서비스 구독에도 다달이 돈이 빠져나갈 수 있어 관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넷플릭스에 '겨울왕국' 빠졌었어?…디즈니+ 가야겠네"

 

여러 개의 OTT를 구독해야 하는 상황을 나타낸 밈. /사진=트위터
 
이 같은 현상은 향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OTT 업체들이 중복된 콘텐츠를 빼고, 익스클루시브(독점) 콘텐츠 전략을 많이 쓰면서다. 실제로 디즈니+도 국내 출시 전 넷플릭스 및 국내 OTT 등에서 자사 콘텐츠를 모두 뺐다. 소비자 입장에선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보려면 반드시 특정 OTT에 가입해야만 하는 일이 늘어난 셈이다.

시청자들이 OTT 시장으로 편입되면서, 장기적으로 전통 유료방송을 끊고 OTT 상품만을 선택하는 이른바 '코드커팅' 현상도 심화될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전에는 보고 싶은 채널 때문에 IPTV 요금제를 선택했다면, 지금은 보고 싶은 콘텐츠 때문에 OTT를 결제하는 시대가 온 것.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콘텐츠 중첩이 계속 없어지면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과는 다른 경쟁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유료방송 시장은 주요한 콘텐츠들이 겹치기 때문에 경쟁력이 가격 등 다른 요소에서 나온다면 OTT는 '진짜 자기 콘텐츠'만으로 경쟁구도가 짜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OTT 시장에서는 이용자의 '구독 리스트'에 남기 위한 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지난해 기준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점유율 40%로 1위, 토종 OTT인 웨이브(21%), 티빙(14%)이 그 뒤를 잇고 있다. KT시즌, 왓챠 등도 추격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시청자가 편성권을 가진 시대가 됐다"며 "결국 보고 싶은 콘텐츠에 따라 이번달에는 이 OTT를 구독했다가 다음 달에는 다른 OTT를 구독하는 등 소비자 선택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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