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문희철 입력 2021. 11. 03. 16:04 수정 2021. 11. 03. 16:20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백신 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모더나 백신이 국내에 처음 출하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가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영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
3일 중앙일보가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의 지난 3분기 실적을 분석했더니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한 경우는 대부분 코로나19가 지렛대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매출이 4507억원으로 회사 설립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누적 매출(1~9월)도 1조1236억원으로 지난해 연 매출(1조1647억원)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은 40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해 2배가 넘는다.
여기에다 4분기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에 본격 돌입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CMO 사업 환경이 호전하는 상황”이라며 “4분기 모더나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시작하면 추가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CMO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백신 생산 영향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781억원, 영업이익은 2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해 각각 201.5%, 722% 상승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원액·완제의 상업화 물량 매출이 늘었고, 노바백스 원액 매출의 일부가 실적으로 잡히면서다. 백신 CMO·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수익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이런 분위기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인도네시아 당국으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서다.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특정 국가 보건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바백스는 유럽연합(EU)·캐나다에서도 긴급 사용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준비 중인 의료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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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제약사도 실적이 나쁘지 않다. GC녹십자는 3분기 매출이 4657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누적 매출은 1조13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늘었다.
대웅제약은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분기 누적으로 83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올해 634억원으로 7.6배로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798억원이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누적 매출이 각각 1조2145억원, 9788억원이었다. 소폭이지만 외형이 성장했다. 4일 실적을 공개하는 한미약품도 1~3분기 누적 매출이 9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분위기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의 3분기 매출은 130억 달러(약 15조3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알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152개국에 수출했다.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매출의 44%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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