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민식 입력 2021. 08. 31. 07:10
텍사스주 마스크 반대운동 이끈 케일럽 월러스
'입원 한 달 만에 사망'.. 더타임스 보도
텍사스주 공화당 편집위원도 4일 사망
케일럽 월러스의 사망 소식을 보도한 더 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 기본적인 방역수칙인 마스크 착용 거부에 앞장섰던 인사들이 잇따라 사망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텍사스에서 마스크 착용과 기타 코로나19 예방 조치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온 케일럽 월러스(30)가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지 한 달 만에 사망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러스는 지난달 30일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8일부터 의식을 잃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했다.
월러스는 지난해 7월 "우리는 미국의 현 상태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텍사스 샌앤젤로 지역에서 자유 집회를 조직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마스크 착용과 사업장 폐쇄 등을 비판하는 팻말을 들었다. 올 4월에는 샌앤젤로 교육구에 모든 코로나19 관련 규약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세 아이를 키우고 네 번째 아이를 임신 중인 그의 아내 제시카 월러스는 "남편이 7월 26일부터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검사를 받거나 병원에 가는 것은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비타민C와 아스피린, 그리고 구충제인 아이버멕틴을 고용량으로 복용했다. 아이버멕틴은 미국의 백신 반대론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이버멕틴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되지 않았다"며 주의 경보를 내렸다.
아내 제시카는 "그의 죽음을 원했던 사람들에게, 케일럽의 관점과 견해가 당신들에게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며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는 무엇보다 가족과 어린 딸들을 사랑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있는 주 의사당 원형 홀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의무 착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디모인=AP 뉴시스
앞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을 반대해왔던 미국 텍사스주의 스콧 애플리(45) 공화당 집행위원도 코로나19에 감염돼 4일 사망했다.
그는 1일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텍사스주 갤버스턴병원에 입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진정제를 투여받고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응급치료에 들어갔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텍사스 디킨슨 시의원인 애플리는 주 공화당 간부로서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는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마스크 태우기' 집회를 홍보하면서 "그곳에 살고 싶다"고 말하는 등 마스크 착용 지침을 조롱했다.
4월에는 백신 접종 효과를 강조하는 전 볼티모어 보건국장의 의견을 반박하면서 "당신은 자유로운 국민에게 있어 절대적인 적"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텍사스주 휴스턴 예방접종센터가 백신 접종 독려를 위해 경품을 내걸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역겹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숨지기 5일 전에도 "대유행 종식이 아니라 백신을 맞더라도 여전히 감염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으며 죽을 수도 있는 국면으로 이동했다"며 백신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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