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트렌드 입력 2021. 05. 22. 12:40
기아 K8은 K7과는 전혀 다른 차급으로 느껴진다. 현대 그랜저보다 윗급으로 느껴질 정도다
조용하다. 바퀴가 노면을 누르는 건 느껴지는데 소음이 올라오지 않는다. ‘기아차는 그들의 새로운 세단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사실 소음은 방음재를 덕지덕지 붙여도 완벽히 차단되지 않는다. 특히나 구동계는 노면 충격으로 발생하는 소음이 타이어, 휠, 섀시, 서브 프레임, 보디 등을 차례로 타고 들어오니 곳곳마다 세심하게 작업해야 한다. 지금 난 그런 차를 타고 있다.
조용한 실내는 K7보다 더 고급차를 타고 있는 기분이 든다. 여기에 기아차 처음으로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갔다. 14개의 스피커가 또렷하고 풍성한 소리를 내니 오너의 충족감은 배가되지 않을까 싶다. 실내 구성과 디자인도 꽤 비싼 차를 타고 있는 느낌을 준다.
계기반과 센터 모니터를 길게 이어 붙인 커브드 모니터, 그 밑으로는 마름모 패턴을 넣은 우드그레인, 가죽과 플라스틱 사이를 경계 짓는 무광 크롬과 앰비언트 라이트 등을 적절하게 섞었다. 특히 넓고 몸을 잘 감싸는 시트는 떼다가 내 차에 넣고 싶을 정도다. 다만 차체 높이가 낮고 윈드실드를 많이 눕혀 헤드룸이 약간 좁다.
승차감에서도 약간의 변화가 있다. 과거 K7(VG)은 앞 서스펜션을 단단히 하면서 그랜저와는 다른 주행질감으로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고자 했다. 하지만 딱딱한 승차감은 준대형 세단의 그것엔 어울리지 않았다. 이번 K8도 K7과 마찬가지로 현대 그랜저와는 다른 주행감을 준다.
하지만 딱딱하지 않다. 노면 충격을 잘 다독이면서 리바운드를 없앴다. 무른 서스펜션은 앞이 주억거리고 뒤가 출렁이는데, K8은 그런 게 없다. 물론 그랜저처럼 푸근하고 느긋한 맛은 덜하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선 약간 통통 튄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핸들링도 자연스럽다. 약간 무게감 있는 운전대는 휠 충격이 전해지지 않고 노면도 타지 않는다. 노면 피드백이 거의 없는데 준대형 세단에서 이쪽이 적절한 세팅이다.
엔진은 300마력을 내는 V6 3.5ℓ 자연흡기로 충분한 힘과 토크를 내면서 편안한 주행을 이끈다. 엔진 소음도 잘 틀어막았고 변속충격도 없어 동력계에선 스트레스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가 떼면 차체가 약간 앞으로 툭 튀어 나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토크컨버터 내부에 있는 클러치가 순간적으로 붙고 떨어지면서 출력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생긴 현상이다.
연비도 만족스럽다. 시승회 날은 비가 꽤 내려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했다. 약 40km 되는 거리를 달렸는데 연비가 12.5km/ℓ 나왔다. 공인연비 10.3ℓ(3.5ℓ 앞바퀴굴림, 19인치 타이어)보다 월등히 높다.
기아가 차명을 K7에서 K8으로 바꾼 건 도약을 뜻하는 것일 게다. K7이 현대 그랜저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준대형 세단이었다면, K8은 기아만의 색채를 더욱 또렷이 하면서 더욱 젊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더욱이 그랜저보다 차체가 크다. 특히 휠베이스를 늘려 뒷자리 공간이 더 여유롭다. 어쩌면 K8은 그랜저보다 더 윗급을 지향하는 기아의 야망이 아닐까?
CREDIT
EDITOR : 이진우 PHOTO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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