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입력 2021. 04. 27. 04:12 수정 2021. 04. 27. 06:15
미국언론 "아카데미상 최우수 수상소감상"
영국언론 "연설 챔피언, 윤빠 또 있나요?"
25일(미국시간)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여정. 연합뉴스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한 윤여정의 수상소감이 서방 세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외신은 윤여정이 영화에선 조연이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주연이었다고 극찬했다.
먼저 미국 애틀랜틱은 26일(현지시간) '오스카 수상소감 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여정이 전날 아카데미상 수상식에서 그녀가 주요 상을 휩쓸고 있는 이유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애틀랜틱은 "윤여정이 이날 수상식에서 자신의 이름을 잘못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늘밤엔 모두 용서해 주겠다고 말해 자신을 수상자로 호명한 브래드 피트까지도 효과적으로 사면해줬다"고 설명했다.
윤여정의 수상소감이 그녀가 주요 영화상의 수상자로 선정되는 것을 보는 것이 왜 즐거운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어 윤여정이 후보에 오른 쟁쟁한 경쟁자들 때문에 미리 수상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지만 그녀는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식의 하이라이트였다며 그녀 어록을 일일이 소개했다.
"두 아들이 나가서 일하라고 했다. 이 트로피는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다"라는 재치 있는 언급에는 '너그러움과 유머가 배어있다'고 평가했다.
"나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 내가 어찌 글렌 클로스를 이길 수 있겠나. 그녀의 연기를 아주 많이 봐왔다. 내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다. 아니면 미국 사람들이 한국 배우를 환대해준 때문인지 모르겠다."
이번 아카데미 수상소감의 백미라고 평가받는 이 대목에 대해서는 "그녀의 연설은 내내 경외심과 정중함이 빛을 발했다"며 "그녀의 우스갯소리가 아시아와 아시아계 미국 배우들의 연기를 간과해 온 아카데미의 오랜 역사를 지적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는 이어 "윤여정의 명성이 미국에서는 낯설지 몰라도 그녀의 재능은 그렇지 않다"며 그의 50년 연기 역사를 소개했다.
기사는 끝으로 "한국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같은 것이다"는 윤여정의 또 다른 수상소감에는 "올해 그 프로그램(아카데미 시상식)의 별은 윤여정이었다"는 주석을 달았다.
애틀랜틱의 해당 기사는 수상식 다음날인 이날 오전까지도 해당 언론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많이 본 기사에 머물렀다.
영국 언론도 윤여정의 수상소감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더 타임스는 이날 "윤여정은 올해 영화제 시상식 시즌에서 우리가 뽑은 공식 연설 챔피언"이라며 "이 한국 배우는 이번에도 최고의 연설을 했다"고 평가했다.
BBC는 브래드 피트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느냐는 질문에 윤여정이 "나는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라고 응수하며 이번 시상식에서 "최고의 멘트"를 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뉴스는 윤여정의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오스카상 수상을 바랐고, 이번에도 실망하지 않았다고 썼다.
보그는 '윤여정에게 빠져든 사람 또 있나?'라는 제목으로 수상 소식을 전했다.
앞서 윤여정은 지난 12일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체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영광이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져 화제가 됐다.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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