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들에
2,600
2021-04-09 15:35:53221.♡.41.153
20대 초반에 민주당 지지자가 되었고 지금은 20대 후반이 된 "여성"입니다.
저는 이십 몇년을 살아오면서 어릴 때 부터 성에 대한 불평등을 많이 봐오고 자랐습니다. 제 친구가, 제 아는 언니동생들이 집안 어른들과 선생님, 직장상사에게 받는 불합리를 봐왔습니다. 제가 당했고 봐온것들은 분명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뀜에따라 나아지고 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여성" 대통령 시절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최근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등 여성들의 문제랍시고 거론이 될때마다 굉장히 불편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가끔 글이나 댓글에 모든 여성을 싸잡아서 비난하는 분들이 보여서 이 글을 써봅니다.
인터넷에서 배운 래디컬 페미니즘에 열광하는 사람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대다수의 여성들이 바라는 건 양성평등이지 변질된 페미니즘이 아닙니다. 남성과 여성이 같은 조건이면 성별이 아닌 실력에 따라 평가받고 승진하는 사회, 같은 조건이어도 성별에 따라 책정되는 임금이 아닌 같은 임금을 받는 사회, 여성이니 이러하고 남성이니 이러해야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뚫고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사회를 바라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이전부터, 현재까지 여성을 위한답시고 내미는 정책들을 보며 이건 전혀 현실적으로 체감도 안되고, 대다수의 여성들이 바라는 사회와는 동 떨어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죽하면 역으로 남성을 차별하는 거 아닌가? 하는 말들이 오프에서 나올까요. 여성을 위한~ 여성의~ 여성만의~ 이런 편파적인 무언가를 바라는게 아닙니다. 여성이고 남성이고 성별을 떠나서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고 현실의 불편함을 줄여주거나 없애는 제도적 장치를 바라는 겁니다.
저는 여성가족부가 참 쓸모없다고 생각합니다. 소개란에 양성평등이라 써져있으면서 왜 부 이름은 여성가족부 인가요? 여성들은 허울만 좋고 실속은 없는 여성가족부를 바라는게 아니라 몰카, 성추행, 성폭행 당했을 때 철저히 보호받을 수 있고, 제대로된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가해자를 처벌하고 가해자와 분리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바랄 뿐입니다. 현실은 정치인이나 유명한 사건들에 한해서만 발작할 뿐 보통의 성범죄에 관련한 지원은 허울만 좋지 실제로는 열악한게 현실입니다. 그것도 제대로 하지 않는 여성가족부가 존재해야할 이유가 있을까요?
전 성추행을 여러번 당했었습니다. 증거도 있었지만 어렵겠다는 말도 들었고 제대로 보호받지도 못해서 목숨의 위협을 받았던 적도 있었고, 상담을 받을 때 그 괴로운 순간을 노골적으로 떠올리게 해 정신적으로 괴롭게 만들어 도중에 포기하게 만들었으며, 귀찮은 듯이 빨리 처리하고 싶어서 대강대강하던 그 순간들을 잊지 못합니다. 한번은 회사 성추행 목격자라서 제가 총대를 맸는데 정보가 새나가서 결국 직장을 그만둬야했습니다. 그럴거면 상담지원은 왜 하고 신고센터는 왜 운영합니까? 여성이라는 이름을 부서명에 왜 갖다붙입니까? 차라리 부서를 청년부나 양성평등부로 바꾸는게 다수의 여성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여성가족부로 인해 남녀 갈라치기가 더 극심해지고 죄없는 여자들까지 욕먹고 있습니다. 실질적 도움이라도 주던가 그것도 아니니 여성들도 부끄러워하는 부가 여성가족부입니다.
20대 여성이자 청년으로서 세가지를 당부드립니다.
첫째, 페미니즘의 요란한 허상
민주당에서 페미니즘을 끌고 올 필요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일베, 갈라치기들이 제일 활발하듯 래디컬 페미니스트도 인터넷에서만 활발할 뿐 현실에서는 실체없는 허상입니다. 민주당은 페미니즘의 "요란한 허상"에서 벗어나세요. 성추행 성폭행 피해자를 확실하게 보호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처벌의 보장, 철저한 조사와 거짓 피해자일 경우에도 가해자와 같은 경도의 법적처벌을 하는 것, 임신휴가 출산휴가 강제 의무화(회사 눈치때문에 못하는 주변 친구동생언니들 최근까지도 많이 봄. 유산한 언니도 있었음),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생리대 지원 등등 뭐 이런 꼭 필요하고 체감이 확 오는 것들이 대다수의 여성들에게 더 와닿지 어설픈 페미니즘에 젖은 사람을 여성을 위한 정책가랍시고 당에서 내새우면 감이 없다고 오히려 욕만 먹습니다. 여성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건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정책가입니다.
둘째, 여성과 남성 그 가운데 딜레마에 빠져있다면
청년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여성정책을 그 안의 수많은 정책 중 하나로 만드세요. 여성정책 따로 청년정책 따로 분류하는 건 당에서 나서서 따로 성별을 나눠 남녀갈라치기를 하는 것일뿐입니다. 목소리가 크다고 해서 여성 모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절대! 이 프레임에서 나오지 못하면 보통의 여성들도 등을 돌리게 될겁니다. 민주당에 남는 건 래디컬 페미니즘을 가진 자들 뿐이게 될겁니다. 그게 민주당이 추구하는 여성정책은 아니잖아요? 페미니즘 정책에서 벗어나 청년을 위한 정책을 전면으로 내세우십시오. 페미니즘이 가진 거품에서 빠져나오십시오.
셋째, 청년들의 지지를 받고자 한다면
청년이 꿈꾸는 사회의 모든 전반에는 "정의, 공평, 평등"이 깔려있습니다. 지금 당장 집값이 무지막지하게 올라도 민주당이 180석으로 할 수 있는 최대치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한다면, 지금 당장 힘들어도 다시한번 미래를 꿈꾸게 될것입니다. 자꾸 협치한다느니 설득이라느니 답답한 상황을 만들지 마십시오. 저는 민주당 열성적 지지자라 방어하는 것이지만 다른 20대 청년들이 바라는 건 협치가 아니라 180석 거대여당이 낼 수 있는 최대치 속도를 내주는 것입니다. 20대 표 얻고싶어요? 그럼 다 필요없고 쌓인 개혁과제들 협치고 설득이고 쓰레기통에 넣고 딱 1년만 눈 딱 감고 행해보십시오. 그럼 1년 뒤 20대 뿐만 아니라 미래의 유권자인 10대들도 민주당을 자신이 꿈 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적임자로 보고 망설임없이 당신들에게 환호를 보내며 표를 던질것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 글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느리더라도 개혁을 향해 간다"는 말 보궐선거 패배 전에도 수없이 들은 말입니다. 정신 차리고 그 말 뇌속에서 지우세요. 이젠 "빠르게 협치없이 거침없이 개혁을 향해 가겠다"라고 하십시오. 빠르면 탈난다는 말이 있는데, 느리게가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결과를 보았으니 이제 빠르게 개혁의 길로 향했을 때의 결과도 봐야지 않겠습니까. 저는 보궐 선거 결과 털어내고 다시 민주당을 위해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그러니 민주당도 그래도 우리 할 일 했다 라는 루즈한 감각에서 벗어나 최대치의 속도를 내 진짜 "개혁"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부드럽고 조용한 개혁보다
시끄러운 개혁을 원합니다.
우리는 하늘색 민주당이 아닌,
새파란 민주당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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