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입력2021.03.29. 오후 5:23
수정2021.03.31. 오후 2:15
작년 3분기 기준 OECD 평균 30%↑… 한국은 8%
초저금리·재정부양 영향… 버블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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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며 ‘버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저금리와 재정 부양이 불러온 유동성, 재택근무로 인한 수요 증가 등이 집값 폭등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 북미 등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상승 랠리를 거듭하고 있다. 중국 선전시의 경우, 집값이 작년에 비해 16% 상승하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뉴질랜드의 2월 부동산 중위가격은 전년 대비 23% 올랐다.
WSJ는 “팬데믹 이전부터 수년간 이어져온 저금리 효과로 부동산 가격은 계속 높아지고 있었다”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풀린 수조달러의 자금과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주택 수요는 시장을 더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WSJ가 인용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37개 회원국들의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에 평균 30%(2015년 기준가 대비)를 기록해 최대치에 달했다. 연율로 보면 2020년 한 해에 전년 대비 평균 5%가 상승해 2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을 보였다. 주로 터키와 포르투갈,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부동산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각국의 정책 결정권자들은 이같은 집값 상승 랠리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카스텐 빌토프트 덴마크 중앙은행 부총재는 “집값 상승률이 연 5~10% 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지난해 3분기 집값 상승률은 2015년 기준가 대비 8%로 OECD 평균인 30%와 비교했을 때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탈리아(0%)와 핀란드(6%)에 이어 3번째로 낮은 수치다. 다만 WSJ는 “지난해 서울 지역으로 대상을 한정하면 집값이 한 때 최고 15%까지 상승했다”면서 “부동산 취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혼인신고를 미루는 신혼부부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 정부는 부동산 거품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시행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집을 사기 위해 이미 대출을 실행한 서민과 중산층에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WSJ는 각국 정부들이 우선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안착시킬 때까지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미룰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거품 논란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10여년 전과 달리 현재 주택 구매자들은 탄탄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금을 빌리고 있기에 파산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집값을 선불로 지불하는 비중이 높아졌으며 투기 수요보다는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구매자가 많다는 점도 언급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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