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와 농촌 지역의 양극화 드러난 선거... 바이든, 대도시 지역에서 몰표
오마이뉴스(시민기자), 20.11.07 16:52l최종 업데이트 20.11.07 16:52l
▲ "대선 승리 확신" 연설하는 바이든 후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연설에서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에 도달하는 데 충분할 정도로 여러 주(州)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 |
ⓒ 윌밍턴 AP=연합뉴스 |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자는?
현지 미국 시간으로 11월 3일 화요일 시작된 2020년 대통령 선거의 공식 개표 및 집계가 11월 6일 금요일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아직 진행중이다. 보통 선거 다음 날 수요일 동부 시간으로 새벽 2~3시 정도면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됐는지 대충 윤곽이 나오는데, 올해는 선거가 끝난지 사흘이나 지났는데도 승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사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예상된 승자가 발표되고 난 후에도, 각 주가 개표를 마무리짓고, 공식 선거 결과를 발표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선거하는 방법이 직접 투표장에 가서 하는 투표 외에, 부재자 투표, 우편 투표, 투표해서 공식 투표함에 직접 투척하는 등 여러가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거 당일 날 우편 투표를 부쳐서 삼일 후 선거장에 도착한다면 그 투표는 삼일 후에야 개표 및 집계가 된다. 또한 주 선거법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우편 및 부재자 투표는 선거 당일 투표 개수를 마친 후 개표를 시작한다. 그리고, 개표할 때 투표자에게 공지가 가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에 입력해야 한다. 따라서, 그 분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공식 선거 결과를 알려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선거
올해 대통령 선거는 비공식 집계로 약 1억 5천만 명 정도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억 3천만 명이 투표한 것에 비교한다면 2천만 명 정도 많은 사람이 선거를 한 셈이다. 팬데믹 때문에 투표율 저하가 우려되기도 했는데, 11월 3일 화요일 선거일 전날까지 이미 1억 명이 투표를 마쳤다. 그러니 선거 당일날 투표한 사람이 약 5천만 명인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리 선거를 마친 1억의 투표인 가운데 65%가량이 바이든 지지층이고, 35%가량이 트럼프 지지층이라고 한다. 이런 통계가 가능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국은 투표하기 위해 미리 투표권 등록을 해야 한다. 한국처럼 선거 당일 주민등록증 들고 투표장 가서 선거인 명부랑 대조하고 난 후, 투표할 수 있는 거랑은 다르다. 투표권 등록을 할 때, 민주당, 공화당 아니면 지지 정당 없음(Independent) 이렇게 지지 정당을 표시하는 란이 있다. 따라서 이들이 투표를 하면 어느 정당 지지자가 투표를 한 건지 통계가 나오게 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하는 민주당 지지층은 많은 인파를 피하기 위해 선거일 전에 우편투표를 했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사기(Hoax)라고 믿는 트럼프 지지자들은 선거일 당일 투표장에 나가 표를 던졌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는 선거 당일 투표 개수를 모두 마친 후, 우편 투표를 개수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니아 그리고 조지아처럼 트럼프가 초반에 큰 표 차이로 앞서다가 막판에 모두 바이든에게 추월당하는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미시간, 위스콘신 그리고 펜실베니아의 중요성
▲ 미 대선 D-2… "경합주" 미시간에서 유세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싱턴에서 유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 플로리다 등 경합주를 중심으로 5개 주를 도는 강행군을 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 |
ⓒ 연합뉴스/AP |
개표 초반기에 도널드 트럼프가 앞서고 있었기에 이번에도 여론 조사 결과를 뒤집고 또 대통령에 당선되나 보는구나 생각하신 분들 적지 않았을 거 같다. 특히, 접전이 예상되던 미시간, 위스콘신 그리고 펜실베니아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초반 큰 차이로 앞섰다. 사실 2016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위 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대통령 선거 이전 공화당 후보가 미시간 선거인단 16표를 가져갔던 건 1988년 아버지 부시 후보가 마지막이었다. 마찬가지로 위스콘신 선거인단 10표를 이긴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1984년 레이건 후보가 마지막이었다. 펜실베니아 선거인단 20표 역시 1988년 아버지 부시 후보에게 돌아간 후, 내리 민주당 후보를 밀어줬다.
2016년 트럼프는 미시간에서 1만 표, 위스콘신에서 2만 표, 그리고 펜실베니아에서 4만 표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을 이겼다. 사람들이 워낙 힐러리 클린턴을 싫어해서 민주당 지지층조차 투표를 포기해 트럼프가 운좋게 이긴 거라고 보면 된다. 올해처럼 투표율이 높을 경우, 전통적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던 미시간, 위스콘신 그리고 펜실베니아 선거인단을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종결점
조 바이든이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를 분석해보면, 대도시와 농촌 지역의 양극화가 극명하다. 도널드 트럼프는 농촌 지역 거주민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고, 대도시에 거주하는 미국인 다수는 조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한때 70만 표 가까이 뒤지고 있던 펜실베니아에서 조 바이든이 앞서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필라델피아나 피츠버그와 같은 대도시 지역에서 몰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지도자이기 보다는 컬트(Cult) 지도자와 같아서 그 추종자들은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믿고 따른다. 현재 트럼프는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법정 투쟁을 벌일 것처럼 말하고 있다. 트럼프 캠페인은 선거자금도 다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펜실베니아, 조지아, 아리조나 그리고 네바다 네 개 주에서 동시에 소송을 할 재정적 능력이나 되나 모르겠다. 또한 소송을 해도 주정부를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 선거를 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소송에서 지게 된다.
아직 공식적으로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되진 않았다. 개표가 완료되진 않았지만, 노스 캐롤라이나와 알라스카 선거인단은 트럼프가 이길 것이고, 네바다, 아리조나, 펜실베니아, 조지아 선거인단은 바이든이 가져갈 확률이 높다. 그러면 바이든은 306대 232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다.
▲ 현지시각 4일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입장 발표에 나선 바이든 후보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
ⓒ 연합뉴스/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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