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불복해서 승리 뺏는다"..트럼프의 불복 전략 3단계

국제· 미국

by 21세기 나의조국 2020. 10. 25. 15:49

본문

"불복해서 승리 뺏는다"..트럼프의 불복 전략 3단계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입력 2020.10.25. 07:15 수정 2020.10.25. 07: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우편 투표는 부정투표라고 말하고,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을 속전속결로 지명하고.

대선을 불과 10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뒤처져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이미 결과에 불복하는 것을 넘어 승리까지 뺏을 준비를 마쳤다.

 

워싱턴포스트(WP), 퓨 리서치센터 등이 내달 3일은 선거 종료일이 아닌 진짜 피튀기는 승부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양날의 검' 역대급 사전투표

 

23일(현지시간) 미 선거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선거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날 동부시간 오전 10시 기준 미국내 사전투표자 수는 5602만여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우편투표가 3859만여명으로 70% 가량이나 차지했다.

 

사전투표 참여자는 지난 대선보다 높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전투표 참여자들이 많아진 탓이다.

 

우선 우편투표수가 많다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 열기가 뜨겁다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겐 반갑지 않은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우편투표가 대선의 변수로 떠오를 수도 있다. 집계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따라 판이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민주당으로썬 승리를 거두고도 지리멸렬한 싸움을 계속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선거는 전체 득표수와 상관 없이 각주마다 할당된 선거인단 총 535명 중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면 승부가 끝난다. 각주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선거인단을 독식하게 돼 경합주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복 전략 1: 먼저 승리 선언한다

 

/AFPBBNews=뉴스1

 

트럼프 대통령에겐 우편투표 개표가 늦어지는 것이 유리하다.

 

퓨리서치센터는 통상 대선 당일에 사전 우편투표 집계가 끝나지만 올해는 우편투표수가 많은 데다가 개표 시점도 주마다 달라 대선 이후에도 집계를 끝내지 못한 주들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선거일 나오는 투표 집계 현황을 보고 선수를 칠 수 있게 된다.

 

만약 3일 나온 현장 투표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경우 곧바로 승리를 선언한 후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 결과는 신임할 수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통상 공화당 지지자들은 현장 투표를 선호하기 때문에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판세를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는 데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불복 전략 2: 재검표 소송을 한다

 

/AFPBBNews=뉴스1

 

그 다음 트럼프 대통령은 6개 경합주를 중심으로 개표 결과에 따라 재검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연방대법원 판사를 급히 지명한 것 역시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연방법에 따르면 미국 모든 주는 오는 12월 8일까지 재검표 관련 분쟁을 모두 끝내야 한다. 같은달 14일 각 주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WP는 각 주가 정해진 마감시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대통령 자리에 머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바로 1887년 제정된 선거인계수법(Electoral College Act) 때문이다.

 

이 법은 선거 당일로부터 41일내 각 주가 선거인 명단을 제출하도록 한다. 그런데 만약 마감시한까지 소송 등으로 인해 선거인단 확정이 안될 경우, 선거인계수법을 이용하면 당시 개표 상황까지 최다 득표자가 할당 선거인을 가져갈 수 있다.

바이든 측이나 의회에서 이를 두고 반발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법적으로 불복 전략을 펼치면서 여론전을 펼칠 수 있다.

 

불복 전략 3: 극우 지지자를 이용한다

 

/AFPBBNews=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극우단체를 이용해서 우편투표 검표를 시한내 못 끝내도록 방해할 수 있다.

 

2000년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엘 고어가 맞붙었을 때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당시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부시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이에 주 법에 따라 자동 재검표가 실시됐고, 부시 후보와 고어 후보간 격차는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자 이 사태는 법정으로 옮겨갔다.

 

연방대법원은 수작업 재검표를 명령했지만, 극우단체가 재검표 현장에 난입해 마감시한을 지키지 못하게 방해했다. 결국 법원은 재검표 중지를 결정했고, 고어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2000년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유세 현장에서 극우 지지자들을 부추기는 행동을 비판을 받고 있다.

 

미시간주에서는 극우단체가 민주당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를 납치하려 했다가 체포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현장에서 휘트머 주지사를 "감옥에 가둬라"라고 말한 뒤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가 되지 않는지 잘 감시해야 한다고 말하자 '트럼프 마스크'를 쓴 경찰관이 총기를 무장한 채 투표소에 나타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자칫 대선일을 기점으로 미 곳곳에서 폭동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