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문창석 기자 입력 2020.08.02. 09:01
전기차 시장 가파른 성장에 곳곳에서 배터리 품귀
"과거와 달리 전기차 업체가 더 급해..앞으로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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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한때는 저가수주도 불사할 정도로 경쟁이 심했지만, 이젠 배터리가 부족해 전기차를 만들지 못하는 시대가 되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도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코스피 시장에서 LG화학의 주가는 전날보다 7.17%나 상승한 56만8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58만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또다른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의 주가도 전날보다 3.65% 상승한 39만7500원을 기록했다.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이제 전기차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수치로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지난 2018년 4분기에 반짝 흑자를 달성한 이후 내내 적자였는데, 2분기에 처음으로 흑자를 거두며 구조적인 이익 창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사실 업계는 이런 배터리 시장의 반전이 조금 더 나중에 올 것으로 봤다. 아직은 배터리 공급이 시장 수요보다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5월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시점이 2023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면서 배터리가 부족해 전기차를 못 만드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영국 재규어와 독일 아우디는 배터리 공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의 차질을 빚었다. 기아차도 지난 3월 배터리 수급 문제 등으로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 출시에 차질이 생기자 사전계약을 하루만에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순수전기차(EV) 콘셉트인 프로페시의 티저 이미지. 2020.2.14/뉴스1
세계 각 정부의 환경 정책 강화로 전기차 시장이 매년 폭발적으로 커지는 데 비해, 배터리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이다. 배터리는 지금 공장 건설을 시작해도 생산에 수 년이 걸리고, 전기차 성능에 맞는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도 어렵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가 생산공장을 최대한 확대하고 있지만 급격히 늘어나는 당장의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저가수주도 불사했지만 최근에는 전기차 업체가 더 급한 상황인데, 이런 경향은 향후 몇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이런 배터리 품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SNE리서치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423만대)이 지난해(505만대)보다 다소 줄어들지만 2025년 2187만대, 2030년 4766만대 등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자동차 업계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거나 배터리 업체와 협력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테슬라는 배터리 자체 생산을 위한 '로드러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폭스바겐은 11억유로(약 1조5000억원)를 투입해 중국의 3위 배터리 업체인 궈시안의 지분 26%를 인수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체들은 그동안 갖춘 기술력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장기간의 연구로 확보한 노하우와 특허가 누적되면서 빛을 발하는 전형적인 사업"이라며 "지금은 배터리 업체의 몸값이 높지만 공급 부족 현상도 언제까지나 계속되진 않는 만큼, 경쟁사나 전기차 업체와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벌릴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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