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은 기자 입력 2020.04.23. 06:35
강남 주요 아파트에서 집주인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용 76㎡ 매물 가격이 17억원대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집주인들이 서둘러 물건을 내놓으면서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대치동 A공인 대표는 "17억원대 매물이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집주인들에게서 '가격을 얼마까지 낮추면 거래가 되겠냐'는 문의가 많다"며 "1억원 정도 내려서 팔아야 하지 않겠냐고 하면 '그래야 하는 줄 안다'면서도 결정을 못하는 집주인이 많다"고 말했다.
강남 주요 아파트에서 집주인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유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들이다.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 ‘은마아파트’ 뿐만 아니라 신축 아파트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에서도 이런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오는 6월 1일 전까지는 먼저 팔려는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보유세 부담, 시장 침체 분위기 등으로 집주인이 코너에 몰린 상황인 만큼, 매수자들도 잠자코 지켜보자는 태도여서 거래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19억5000만원에 거래된 전용 84㎡는 현재 18억원대에 사겠다는 사람도 많지 않다.
A공인 대표는 “전용 84㎡가 18억5000만원 정도에 나오면 사겠냐고 매수자들에게 물어보면 10명 중 7~8명은 더 기다린다고 한다”며 “보통 전용 76㎡과 전용 84㎡의 가격 차이가 1억5000만~2억원 정도이니 전용 76㎡은 조만간 17억원 선도 붕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유세를 피하려는 급매의 가격 인하는 강남 신축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월 입주한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2층)는 23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애초에 24억원에 내놨으나 최근 1억원을 더 낮췄다.
지난달 같은 평형이 26억3000만원(15층)에 실거래됐고 2월 24억4000만원(10층) 24억3000만원(9층)에 각각 팔린 것을 감안하면 1억3000만~3억3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개포동 B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연세가 많으신 다주택자로 5월말 잔금납부 조건으로 집을 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같은 단지에서 집주인에게 12억원의 전세를 주는 대신 6억원에 매수할 수 있는 59㎡ 물건이 나오기도 했다. 역시 다주택자인 집주인이 6월초 보유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집주인들의 가격 인하 경쟁은 오는 5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오는 6월 1일이기 때문이다. 또 6월말까지 10년 보유 주택 매도시 양도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배제된다는 점도 다주택자들의 매도를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앞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기 어렵다고 보고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면서도 “5월말 이후로는 이 같은 급매가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여 지금이 오히려 살 때가 아니냐는 문의도 종종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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