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정은,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온다면 의미있을 것"

文 "김정은,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온다면 의미있을 것"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입력 2019.08.30. 06:03 수정 2019.08.3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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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태국 영문지 '방콕 포스트'와 서면인터뷰
"아세안-김정은 만남, 동아시아 평화에 의미있는 계기될 것"
"실제 초청은 북미대화 등 한반도 상황 고려해야"
"자유무역 외치던 日 경제보복 충격적이다"
"외교적 해결 희망..아세안도 힘 모아달라"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한강의 기적' 경험 나눌 것"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한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매우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5박6일간의 동남아 3개국 순방에 앞서 태국의 유력 영문일간지인 '방콕 포스트'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초청할 것을 제의해주셨고, 여러 정상들이 지지해주셨다"며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매우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물론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문제는 북미 간 대화를 포함하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며, 아세안 국가들과도 관련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 북미정상회담 등 다양한 계기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직접 분명하게 밝혔다"며 "핵 대신 경제발전을 택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밝힌 의지다. 북한이 핵을 버리고 경제협력으로 모두와 함께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여정에 동참해주고,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왔다며 앞으로도 계속 한국의 노력에 함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아세안은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가 돼주었다"며 "2000년에는 태국의 적극적 지원 하에 북한은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 가입했고, 이 회의는 여전히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 안보협의체"라고 소개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것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아세안이 매우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구축된 평화는 한반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립과 갈등이 없는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의 번영으로, 나아가 아세안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번영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최근 이어지는 한일 갈등에 대해서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와 연계해서 한국에 대해 부당한 경제적 보복조치를 취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그간 자유무역질서의 혜택을 많이 받아왔고, 국제무대에서도 자유무역주의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왔던 일본이라 더욱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해결하고, 경제협력은 이와 별개로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이라며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는 일본이 언제라도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고 협력할 것"이라며 외교적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아세안을 향해서는 "아세안과 한국은 자유무역이 공동번영의 길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강대국 간 무역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막아야 할 것"이라며 "일본이 대화와 외교적 협의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한일 모두의 가까운 친구이자 파트너인 아세안이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메콩강 개발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4배 길이에 달하는 메콩강은 강 유역에 거주하는 사람만도 3억명이 넘어 '인도차이나의 젖줄'로 불린다"며 "한국은 메콩강이 인도차이나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인도차이나의 발전이 한국의 발전과 연계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올해 11월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우선 협력분야를 논의할 것이며, 한국 경제발전의 경험을 나눠 '한강의 기적'을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뤄내자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동남아 순방의 첫 행선지인 태국에 대해서는 "한국이 전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던 때에 가장 먼저 달려온 진정한 친구다. 한국인들은 태국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고 고마워한다"며 "이번에 태국을 방문하면 무엇보다 참전용사들께 직접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교 이후 양국은 정치, 경제, 문화․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발전을 지속해 왔다"며 "특히 양국 국민들은 서로를 궁금해하고 좋아한다. 매일 오가는 직항편을 통해 한해 230만 명의 양국 관광객들이 서울, 부산 그리고 방콕, 치앙마이, 푸켓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이 4만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고, 2PM의 '닉쿤'과 블랙핑크의 '리사' 등 재능 있는 태국 청년들이 K-팝 그룹의 일원으로 함께 세계를 향해 활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함꼐 열어갈 미래에 아주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기존의 인프라, 물관리·환경,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태국 4.0' 정책과 우리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자고 제안했다.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