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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중국해 평화 깨지 말라" 미국과 협공 나선 아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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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9. 8.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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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중국해 평화 깨지 말라" 미국과 협공 나선 아세안

한국일보 정민승 입력 2019.08.01. 15:56 수정 2019.08.01. 19:13 

 

        


동남아 국가들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태국을 찾은 중국 외교부장은 '외부 세력'이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고, 미국 국무장관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은 인도태평양 비전의 핵심'이라며 아세안에 두 팔을 벌렸다.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미국의 편에 선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의 대립이 ARF를 기점으로 심화되는 분위기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작년보다 한층 강경한 어조로 중국을 비판하고 있는 아세안 외교장관 공동성명. 태국 외교부 제공


동남아 국가들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태국을 찾은 중국 외교부장은 ‘외부 세력’이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고, 미국 국무장관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은 인도태평양 비전의 핵심’이라며 아세안에 두 팔을 벌렸다.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미국의 편에 선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의 대립이 ARF를 기점으로 심화되는 분위기다.


1일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ARF를 이끌고 있는 태국 외교부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전날 회의를 갖고 군사시설 확장과 민간선박 위협 등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벌이고 있는 일련의 행동에 대해 강도 높은 수준으로 비판했다.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며 “일부 회원국들은 남중국해의 개발이 상호 신뢰를 약화시키고 역내 안정과 평화를 해칠 수 있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concerns were expressed)”고 명시했다. ‘중국’이라는 단어는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이 역내 평화를 해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같은 회의에서는 외교장관들이 ‘이 같은 우려들을 주목한다’(took note)고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메시지 강도는 한층 높다. 팜 빈 민 베트남 외교장관은 회담 직후 트위터를 통해 “회담에서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개발에 대해 ‘깊은 우려’(grave concern)를 표시했다”고 소개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가장 각을 세우고 있는 나라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즉각 “역외 국가들이 분쟁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스스로 (남중국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역외 국가들은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의견차를 해소하기 위해 벌이는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은 빠지라’는 분명한 메시지이다.


물론 중국을 겨냥하는 아세안에 대한 견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친중국 행보를 보이던 필리핀마저도 ‘중국은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전날 등을 돌렸고, 중국의 전통 우방으로 분류되는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도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어 중국의 이 같은 주장을 무색하게 했다.


1일 새벽 방콕 돈므앙 공항을 통해 태국에 도착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캡처


이 같은 현지 분위기를 읽은 듯 이날 0시 30분(현지시간) 방콕에 도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를 위해 태국을 다시 찾게 돼 흥분된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아세안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비전의 핵심(heart)”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이례적이다. 중국의 해상 진출ㆍ팽창 견제 목적인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아세안 회원국들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미국의 아세안 홀대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미국의 대동남아 정책이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을 훼손했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아세안과의 확고한 협력체계를 구축, 중국의 해양 팽창을 막아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ARF를 지켜보는 시선이 온통 한일 갈등과 관련된 이벤트로 몰려있지만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아세안의 알력다툼 또한 막후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방콕=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mailto: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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