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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대통령의 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본 77세 조순호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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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0년, 여전히 당신이 그립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인 23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온 한 시민이 눈물을 닦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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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조순호씨는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아깝고 보고싶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다른 대통령들은 '나만 잘살면 된다'고 말했는데, 노 전 대통령만이 정말로 다르게 말하고 행동했다, 서민들 생각하며 행동한 유일한 대통령이다, 그래서 더 아깝고 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하얗게 머리가 센 조씨의 눈가엔 그렁그렁한 눈물이 맺혀있었다.
이날 시민들은 10년 전 그때처럼 자발적으로 대한문 앞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다만 당시와는 크게 달라진 한 가지가 있다. 시민들을 막는 경찰도 차벽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오마이뉴스>는 23일 오전 9시에 설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분향소를 찾아,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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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5월 경찰이 강제철거한 대한문앞 시민분향소 노무현 대통령 서거 며칠이 지난 2009년 5월 30일 새벽 덕수궁앞에 설치된 노무현 대통령 시민분향소가 경찰에 의해 강제철거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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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문 온 경찰(?) 2009년 5월 30일 오후 경찰에 의해 강제철거 된 노무현 대통령 시민분향소 주변에 진압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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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 "노무현은 계란으로 바위를 친 사람"
서기호 전 판사는 이른 아침부터 검은색 정장을 입고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핸드폰으로 유튜브 방송 '서기호TV'를 생중계하며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고 소개했다.
서 전 판사는 "유튜브를 본 시민들이 한 분이라도 더 분향소에 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방송을 했다"며 "사실 10년 전에도 시민분향소를 설치했지만 그때는 이명박 정권 때라 분향소가 철거되는 등 힘든 상황이었다, 지금 다시 분향을 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항상 계란으로 바위 치는 심정으로 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깨부쉈다"면서 "다들 너무 쉽게 '안 될 거야'라면서 체념하고 좌절하는데 우리에겐 노 대통령의 '계란으로 바위 치는' 정신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09년 당시 신영철 서울지방법원장의 '촛불시위 재판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사법부 안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2011년에는 SNS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등 자신의 의견을 감추지 않았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판사 재임용에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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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 시민분향소를 찾은 서기호 전 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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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위해 태극기부대에 당부도 했다"
시민분향소는 사회적공론화미디어, 21세기조선의열단 등 24개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마련했다.
이날 시민분향소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하운용씨는 "50여 명의 시민들이 분향소가 운영되는 25일까지 돌아가면서 분향소를 지키고 상주역할을 맡기로 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시민분향소를 마련하기 위해 시민들이 정말로 열과 성을 다해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무대설치 비용부터 분향소 운영비까지 모두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해낸 것"이라면서 "집회 신고를 위해 경찰서에 가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라고 강조했다.
분향소 바로 옆에 태극기부대의 불법천막이 위치해 있어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하씨는 "(태극기부대와) 사전에 대화를 했다"면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만큼 예의를 지켜달라고 했고, 이를 수용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태극기부대의 천막 바로 옆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전이 진행 중이다. 일부 태극기부대 회원들이 와서 불만을 표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큰 소란 없이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가만히 지켜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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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 시민분향소를 찾은 태극기부대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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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분향소는 150만 명 시민들이 오간 곳"
김태현 21세기조선의열단 단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검은 양복을 입고 분향소에 들렀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에게 두 번의 절을 한 뒤 향로에 담배를 올렸다. 노 대통령이 생전에 담배를 즐겼던 사실이 떠올라 직접 불을 붙여 올린 것이다.
김 단장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10년 전 당시 상황이 많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면서 "당시에 경찰 병력을 뚫고 들어와 분향소를 마련했다, 오늘은 대통령님이 웃으면서 우리를 지켜봐 주실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2009년 5월에 이곳에 시민분향소를 만들었을 때 시민 150만 명이 다녀갔다, 10년이 지난 오늘, 하늘에 계신 노 대통령께서 당시보다 성숙한 깨어있는 '민주시민'들을 보면서 기뻐하시지 않겠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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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0년, 여전히 당신이 그립다" 노무현 대통령 10주기인 23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 노란 바람개비와 사진 등으로 꾸며진 시민분향소가 설치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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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0년, 여전히 당신이 그립다" 노무현 대통령 10주기인 23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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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단장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후원도 부탁했다. 그는 "분향소 전체 예산이 5천만 원 정도 들어갈 듯 싶다"면서 "지금까지 총 후원금액은 1500만 원 정도 들어왔지만 행사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대통령님 분향소가 초라해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는 봉하에 내려가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오는 25일 오후 10시까지 이어진다.
시민분향소 운영기간 동안 주최 측은 추모공연과 합동위령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사진전, 10주기 엽서쓰기,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찍는 포토존 등을 마련해 시민들을 맞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