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9~ 11월은 가을 이사철로 전세시장이 들썩이기 마련이다.
평택 동삭동 A 중개업소 대표도 "분양가를 고려하면 아파트 전용 84㎡ 전세 시세가 2억 원은 돼야 하는데 워낙 공급량이 많다 보니 1억 5,000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집주인들은 가격을 낮추고 있는데 임차인들은 더 싼 값에 집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9~ 11월은 가을 이사철로 전세시장이 들썩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서울 강남권 일부 지역의 경우 전세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지만 서울 대다수 지역과 수도권·지방 등은 늘어난 입주물량으로 인해 세입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가격 조정은 물론 세입자가 원하는 대로 조건을 맞춰줄 수 있다는 매물이 적지 않다.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지역의 전세시장을 조사한 결과 서울 강남·강북 및 수도권 주요 단지에서 1~2개월 전보다 호가가 수 천만 원~수 억 원 낮아진 전세매물이 나오고 있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가 한 사례다. 아직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는 추세다. 송파구 가락동 E 중개업소 대표는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경우 집주인들이 ‘9·13 대책’ 전에는 9억 원까지 불렀는데 현재 호가는 7억 5,000만 원 내외”라며 “수요자들은 입주 때가 되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여전히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 및 강북 일부 아파트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2단지’의 전용 84㎡ 전세 가격은 2개월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9억 원대에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8억 3,000만 원 수준의 매물이 다수 나와 있다. 하지만 전세계약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 전세시세는 2개월 전보다 7,000만 원 하락한 5억 원까지 떨어졌다.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전용 59㎡도 지난 8월 2억 5,000만~2억 7,000만 원 대였지만 현재는 2억 4,000만 원에 일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창동 B 중개업소 대표는 “수요에 비해 매물이 많이 나오는 편이라 몇몇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서라도 세입자를 찾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동탄, 평택 등 입주 물량 부담이 큰 수도권 도시들도 아우성이다. 추가로 올 겨울에 대규모 물량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동탄신도시에서 영업 중인 S공인 대표는 “남동탄의 경우 현재 32평 기준 새 아파트 전셋값이 1억 8,000만 원 수준인 경우가 많다”며 “일대 시세를 고려하면 많이 싼 편인데 물량 압박이 크다 보니 세입자를 못 구해 당황하는 집주인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평택 동삭동 A 중개업소 대표도 “분양가를 고려하면 아파트 전용 84㎡ 전세 시세가 2억 원은 돼야 하는데 워낙 공급량이 많다 보니 1억 5,000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집주인들은 가격을 낮추고 있는데 임차인들은 더 싼 값에 집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이 침체 된 지방은 곳곳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안달이 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수요가 늘면서 호가도 상승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최근 12억 원의 저렴한 전세 매물이 새로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15억 원을 호가하는 매물도 있다.
전문가들은 역전세난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물량 부담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세입자 우위의 시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경기도에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서울 전세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겠지만 내년 봄까지 세입자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동훈·이완기·이주원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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