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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의 超야구수다] 우승은 하루에 하나씩 쌓아 올라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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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8. 4. 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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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의 超야구수다] 우승은 하루에 하나씩 쌓아 올라가는 것이다.

김정준 입력 2018.04.02. 09:49 수정 2018.04.02. 10:40 


 


개막 후 1주일(8경기)이 지났다. 각 팀이 안고 있던 물음표에 대한 답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그 와중에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가 6승 2패로 공동 선두에 나섰다. NC는 잡아야 하는 승부에 남다른 집착을 보인 김경문 감독의 승부수가 주효했고, SK는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와 외국인 투수 산체스의 영입 효과, 홈런포의 힘 등 기대했던 시나리오 대로였다.


반면 2018시즌 미디어데이에서 10개팀 감독 모두가 우승 후보로 지목한 디펜딩 챔피언 KIA의 출발은 4승 4패(2017시즌 6승 2패)였다. KIA의 힘으로 볼 때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봤다. 다만 리그 톱 클래스 1~3번 선발이 2경기씩 등판한 6경기에서 3승에 그친 것은 조금 아쉬웠다. 특히 LG 트윈스와 주말 원정 3연전은 우승 후보, 절대 1강이라 불리는 KIA에게 이겨야만 하는 팀의 부담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부담감을 떨쳐내는 게 왜 필요한지를 알게 했다.



1차전 헥터의 시즌 첫 승 그리고  2차전 양현종의 시즌 첫 패 


KIA와 LG의 1차전은 KIA 선발 헥터가 20승 투수의 관록을 보여주며 시즌 첫 승을 가져갔다. KIA 헥터의 초반 투구수가 많아 경기 후반 승부가 어려워졌지만 마무리 김세현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이 마지막 1점을 끝까지 잘 막아냈다. 타선은 기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LG의 윌슨-유강남 배터리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양현종과 차우찬의 7번째 맞대결. 리그 정상급 좌완투수들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2차전 승부에 대한 예상은, 당연히 LG전 무패를 기록 중인 KIA 양현종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그 이유 중에는 LG 선발 차우찬이 투구수를 80구로 한정하고 등판했던 것도 있었다.


그러나 야구의 승패는 끝날 때까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KIA 양현종이 LG 하위타선인 7번 오지환, 8번 유강남에게 홈런을 맞으며 5실점 했고 결국 6.1이닝 6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1주일 일찍 당겨진 시즌. 지난 시즌이라면 첫 등판(4월 4일)도 하기 전인데 벌써 두 번째 등판이다. 겉으로 나타났던 최고 구속(149KM/H)의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예민한 투수들에게 일정 변화는 준비하는 신체 리듬이 충분히 깨질 수 있다. 실제 경기를 던지고 있고 또 던질 수는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나 감각과는 조금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마음과 몸의 움직임이 다른 것이다.


대개 그 차이는 상대 타자들의 타격 반응으로 판단하게 된다. (영리한 포수는 공을 받았을 때 이러한 차이가 있으면 투수에게 조언을 하기도 한다.) 쉬운 예로 공의 구위에 밀려 파울이나 플라이가 되어야 했을 공이 정타로 맞아 나간다던가 하는 것이다.


2018 개막전에서 호투한 선발투수들 대부분이 두 번째 경기에서 구위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모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투수는 공 한 개에 울고 웃기 때문에 미묘한 차이를 절대 허투루 생각할 수 없다.



그 안에 KIA 양현종도 포함됐다. 2018시즌 2경기 만에 벌써 3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그 중 우타자에게 내준 홈런 두 개는 모두 체인지업이었다. 직구,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팔 스윙 스피드가 다르다. 체인지업의 팔 스윙이 확연하게 느리고 공을 던지지 않고 앞에서 놓는다는 느낌이다. 팔 스윙 스피드의 차이가 생기면 타자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두 개의 홈런 모두 공이 높게 제구됐다. 타이밍을 완전히 뺏지 못하고 높은 체인지업은 위험했고 결과도 좋지 못했다. 양현종의 2058일만에 6실점에는 이유가 있었다.


팀의 위닝 시리즈를 만들 3차전 승리 투수 확률은  KIA 팻딘 > LG 김대현 이었지만...


1회초 KIA 1번타자 이명기가 중전안타로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한다. 하지만 LG 선발투수 김대현의 구위는 지난 NC전 첫 등판보다 좋았다. 첫 등판이후 투구폼의 체크가 주효한 듯 했다. 후속타자인 버나디나와 김주찬을 포수 파울 플라이와 삼진 아웃으로 처리하고 2사 1루 상황에 4번 타자 최형우를 타석에 맞이한다.


최형우와의 대결에서 조금 흔들린 김대현은 2B-0S까지 몰린다. 하지만 3구째 KIA 1루 주자 이명기가 2루 도루를 시도하고 실패한다. KIA의 4번 타자 최형우, 그리고 불리한 볼카운트. 아직 자신감이 부족한 LG 김대현에게는 공 하나하나가 위기였다. 이명기의 도루 실패는 그런 LG 배터리를 벼랑에서 구해준 셈이다.


최근 최형우는 타격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다. 그의 최대 경쟁력 중 하나인 몸쪽 코스의 대응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타이밍이 조금씩 늦거나, 늦었어도 파울로 도망갔을 타구가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가 평범한 플라이 아웃이 된다. 빠른 공에 밀리니 변화구 대처에도 힘들다. 최형우가 우투수의 몸쪽 슬라이더에 맥없이 헛스윙을 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인데 최근 몇 경기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상대팀에게는 KIA 4번 타자 최형우다. 장타 확률이 높고 1, 2루간 사이를 벌려 놓는게 부담스럽다. 기본적으로 당겨치는 최형우의 타구가 그 사이로 빠진다면 외야수비 위치상 무조건 주자 1, 3루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볼카운트가 2B-0S이었다. 확률을 따진다면 주자가 2루 도루에 성공해 얻는 것보다 최형우의 타격으로 얻는 것이 많았던 상황이었다. 두번째 타석 최형우는 LG 김대현으로부터 시즌 2호 좌월 홈런을 쳐낸다.



야구는 확률의 스포츠다. 상대팀을 힘든 상황으로 몰아가야 한다. 상대가 힘든 상황에 처하면 처할수록 우리 팀의 성공 확률은 올라간다. 이것은 절대 결과론이 아니다. KIA는 1회초 상대 배터리를 압박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김대현은 살아났고 KIA 타선은 5회까지 끌려갔다.


결과론? 감독의 결정은 늘 어렵다.


KIA 선발 팻딘은 삼성과의 시즌 첫 등판에서 기분 좋게 첫 승리를 따냈다.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었지만 직구 구위가 뛰어났다. 오늘도 1회말 선두타자 안익훈에게 직구 5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게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1회말 1사 3루에서 LG 4번 가르시아에게 2점째를 허용하는 중전 적시타를 맞는다. 초구였고 몸쪽 직구였다. 이후 KIA 배터리의 볼배합이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 중심으로 바뀌는 터닝 포인트가 된다. 1회말 2실점후 후속 타자와 2회말 7, 8, 9번 LG 하위 타선을 5자 연속 범타로 처리한다. 21구 중 변화구가 17구였다.


그러나 3회말 선두타자 안익훈에게 다시 직구-직구-직구, 3구연속 직구의 힘으로 승부를 한다. 결과는 좌선상 2루타성 타구. 좌익수 최형우와 2루수 안치홍의 호수비로 타자 주자 안익훈을 2루에서 잡아냈지만 이닝 선두타자에 득점권 출루를 허용할 뻔 했다.



KIA 배터리는 다시 변화구 중심의 패턴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LG 중심타자 김현수와 박용택은 직구를 버리고 변화구 중심으로 바뀐 상대의 두 번째 변화를 읽어냈다. 그리고 그에 맞게 대응하여 볼넷과 중전안타로 1사 1,2루의 찬스를 만들어낸다.


이 장면에서 KIA 포수 김민식의 성장이 돋보인다. 변화구 일변도에서 직구를 ‘보여주는 공’으로 활용한다. 팻딘에게 하이존 패스트 볼을 의도적으로 요구한다. 변화구 중심으로 승부하지만 직구를 버리지는 않았다.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변화구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 결과는 대성공. 1사 1, 2루 추가 실점 위기를 가르시아의 삼진과 채은성의 2루수 땅볼로 벗어난다.


이후 KIA 배터리는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주어진 이닝을 버텼다. 최형우와 버나디나가 5회와 6회 하나씩 홈런 2방으로 3-2 역전, 승리투수의 조건을 갖춘다. 이제 문제는 교체 타이밍.


6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라온 팻딘은 LG의 선두타자 4번 가르시아를 좌전안타(포크볼)로, 채은성 역시 좌전안타(슬라이더)로 내보내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는다. 공이 높아졌다. 그리고 타석에 양석환이 들어섰다.


LG 류중일 감독은 NC와의 개막전 기억을 떠올렸을 것이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양석환의 번트 실패로 찬스를 잃었고 경기 흐름도 내주었다. 똑같은 상황에서 이번 선택은 강공이었다.


순간의 수 싸움, LG가 희생 번트로 주자를 보낼 것이라고 판단한 KIA 벤치는 움직일 타이밍을 놓쳤다. 사실 팻딘의 오늘 경기 흐름으로 봐서 변화구가 높아져 맞기 시작하면 버텨낼 다음 수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교체가 필요했다. KIA 벤치의 결정은 늦었고 LG 벤치의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카운트 2B-2S 상황. KIA 배터리가 앞선 타자들에게 맞은 변화구를 연속으로 가져가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선택은 바깥쪽 직구, 제구가 몰렸고 공이 많이 높았지만 양석환의 집중력에 걸려들었다. 좌월 역전 3점 홈런. 감독에게 투수 교체는 가장 어려운 결정이다 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마무리 투수에게 두 번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5:5 동점상황. KIA가 2사 만루의 아쉬운 9회초 공격을 마치고 마무리 김세현을 9회말 마운드에 올린다. 동점 상황이지만 승부수를 걸었다. 하지만 김세현은 LG 선두타자 대타 이천웅을 볼 넷으로 출루시킨다. 등판 준비가 안 됐는지 본 모습이 아니었다. 마무리 투수의 첫 번째 실수였다.


상황은 2사 1, 2루에 4번 가르시아. 1차전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릴 때 마지막 타자였고 삼진으로 처리했다. 반면 앞선 세 경기에서 LG 타자들중 가장 감도 좋았고 운도 따랐다. 신중해야 했다. 타자가 따라오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루를 채우고 다음 타자인 채은성과의 승부도 고려한다. 하지만 1B-0S에서 KIA 마무리 투수 김세현이 가르시아에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것으로 보여진 128KM/H 짜리의 밋밋한 슬라이더였다. 어떤 이유에서든 끝내기 상황에서 상대팀 4번 타자에게 던질 공은 아니었다. 마무리 투수의 두 번째 실수는 결국 LG에게 위닝 시리즈를 내주었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주변의 높은 기대를 잊어야 한다. 의외로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


반드시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경기는 늘 부담스럽다. 디펜딩 챔피언 KIA에게는 주변의 높은 기대라는 덤까지 주어진다. 헥터, 양현종, 팻딘이 출격하는 주말 LG 3연전이 그랬다. 부담감에 힘이 잔뜩 들어간 KIA는 결국 쫓기듯 1승 2패.

우승은 하루에 하나씩 쌓아서 올라가는 것이다. 결과를 먼저 생각하면 움직이지 못한다. 주변의 기대가 무거운 짐이 되고 만다. 부담감으로 굳어진 어깨에 힘을 빼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 디펜딩 챔피언 KIA가 2018시즌 초반에 넘어서야 할 첫 번째 숙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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