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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간 행복했어요"…'평창올림픽' 막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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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8. 2. 2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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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간 행복했어요"…'평창올림픽' 막 내린다

스켈레톤·컬링 깜짝 활약, 이상화 '감동의 은메달'…여자 쇼트트랙 팀워크 '엄지척'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8.02.25 05:37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역들. 왼쪽부터 이상화, 김은정, 윤성빈 선수./사진=뉴스1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역들. 왼쪽부터 이상화, 김은정, 윤성빈 선수./사진=뉴스1

'감동의 드라마'로 국민들을 울고 웃게 했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막을 내린다. 때론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으로 손에 땀을 쥐게 했고, 때론 메달보다 동료를 먼저 챙겨주는 따뜻한 모습으로 벅차게 했던 평창의 영웅들에게 기꺼이 박수를 보낼 때다. 이따금씩 안타까운 실수와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오륜기 정신을 새겨 일어섰던 이들이었다. 이제는 추억으로 남을 평창에서의 17일을 정리해봤다.

대한민국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 3차 주행에서 질주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한민국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 3차 주행에서 질주하고 있다./사진=뉴스1

◇안경선배·아이언맨…'깜짝 활약'에 짜릿

= 스켈레톤이나 컬링처럼 그간 비교적 무관심했던 종목 선수들의 활약이 빛나는 올림픽이었다. 한자리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다 영광의 순간을 맞는 선수들의 모습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아이언맨 헬맷'을 쓰고 얼음 위를 질주했던 윤성빈 선수(24, 강원도청)는 한국 스켈레톤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윤 선수는 지난 16일 오전 11시15분부터 평창 대관령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4차시기서 50초 02의 트랙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1~4차 시기서 모두 1위를 기록해 '괴물'이라는 애칭까지 생겼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다. 윤 선수의 폭발적인 스타트 속도는 65cm에 달하는 '허벅지'에서 나오는데, 이를 만들기 위해 스쿼트(쪼그려 앉았다 일어나는 하체 운동) 무게를 240kg까지 늘렸다. 매일 팔굽혀펴기 1000개, 하루 8끼를 폭식하며 최적의 몸무게인 87kg을 완성했다. 순간 속도가 시속 129km에 달했다.

윤성빈은 금메달을 딴 소감을 묻자 "여태껏 준비한 것들을 후회 없이 다 보여드려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  김은정 선수/사진=뉴스1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 김은정 선수/사진=뉴스1

평창 동계올림픽의 '깜짝 스타'라면 여자 컬링 대표팀을 빼놓을 수 없다. 김민정 감독과 김은정 스킵,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로 이뤄진 대표팀은 주전선수가 모두 김씨라 '팀 킴'(Team Kim)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예선 라운드 9경기에서 8승1패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세계 랭킹 1위 캐나다, 2위 스위스, 3위 러시아(OAR) 등 강적을 잇따라 잡았고, 유일하게 일본에게만 졌다.

하지만 이내 곧 설욕했다. 지난 23일 일본과 다시 맞붙은 준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 끝에 8-7로 꺾고 한국이 결승에 진출했다. 무표정하고 냉정한 표정이 트레이드마크라 '안경선배'로 불린 김은정 스킵은 그제서야 안경을 벗고 눈물을 흘리며 관중들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상대팀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조차 "상대의 좋은 샷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김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본을 정말 이기고 싶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대한민국 최다빈이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스케이팅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사진=뉴스1
대한민국 최다빈이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스케이팅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사진=뉴스1

◇엄마에게 보내는 '음반 편지'…뭉클한 순간들

= 첫 올림픽 출전에서 총점 199.26점을 받아 24명의 선수 중 7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한국 여자 피겨 스케이팅 싱글 간판 최다빈 선수(18·수리고)의 사연은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닥터 지바고 OST'에 맞춰 연기를 펼친 최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최 선수의 눈물은 어머니 김정숙씨가 생각나서다. 김씨는 지난해 6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암 진단을 받은 뒤에도 최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뒷바라지에 힘썼다. 최 선수는 "올 시즌 힘든 일이 많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가족들과 동료, 선생님, 그리고 (하늘에 있는) 엄마가 항상 응원해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가 계셨다면 꼭 안아주셨을 것 같다"고 말해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날 최 선수가 보여준 좋은 경기는 하늘에 있는 엄마에게 띄운 '은반 위의 편지'였던 셈이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20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세리머니에서 고다이라 나오(금메달·일본)와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스1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20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세리머니에서 고다이라 나오(금메달·일본)와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상화 선수(29)는 무릎과 종아리 부상을 딛고 값진 은메달을 따내 감동을 전했다. 이 선수는 지난 18일 저녁 8시56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펼쳐진 평창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2·일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3연속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부상 시련과 안방에서의 중압감, 결과의 아쉬움이 뒤섞인 눈물을 흘린 그에게 국민들은 기꺼이 지지를 보냈다. 이 선수는 "값진 은메달이지만 이걸로도 최선을 다했으니 많은 격려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승훈 선수(30)는 24일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우승하며 '초대 챔피언'이 됐다. 함께 뛴 후배들을 배려하고 노련한 리더십을 보여준 이 선수는 "올림픽을 하면서 가는 곳마다 보이는 우리 자원봉사자들 여러분들 덕분에 좋은 컨디션 유지했다"는 감사의 말까지 잊지 않았다.

지난 20일 오후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 금메달을 딴 대한민국 대표팀이 비디오 판독결과가 나오자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20일 오후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 금메달을 딴 대한민국 대표팀이 비디오 판독결과가 나오자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금메달 놓쳐도 "잘했어", 이런게 '팀워크'

= 진정한 올림픽의 감동은 '팀워크'에서 나오는 만큼 이 또한 올림픽 내내 화두였다. 팀워크의 진수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다.

특히 지난 18일 1500m 결승에서 4위를 기록한 김아랑 선수(23·고양시청)는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당일 김 선수는 간발의 차로 메달을 놓치고도 금메달을 딴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최민정 선수(20·성남시청)에게 다가가 격려했다. 김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같이 결승 와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며 "민정이가 1등해서 너무 기특하다"고 축하했다.

이처럼 돈독하게 뭉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팀워크'는 금빛 레이스로 돌아왔다. 대표팀은 지난 20일 강릉 스케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7초361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땄다. 대표팀은 레이스 초반 중국과 캐나다와의 자리 싸움에서 밀렸지만, 6바퀴를 남기고 김아랑 선수가 스피드를 올려 2위에 올라섰다. 이어 최민정 선수가 바깥쪽 추월에 성공하며 1위에 올라섰다.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 은메달을 딴 김보름이 결승선을 통과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시스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 은메달을 딴 김보름이 결승선을 통과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반면 팀워크가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지난 19일 여자 팀추월에 나선 노선영(29·콜핑팀), 박지우(20·한국체대), 김보름(25·강원도청) 선수가 조직력에 있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당시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박 선수와 김 선수가 노 선수를 남겨두고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공분을 샀다.

김 선수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24일 열린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큰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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