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지난해 165억달러 투자
중동ㆍ아프리카로 뻗어 가려는 ‘일대일로’ 타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되자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과 밀접한 경제 유대관계를 맺어온 중국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신경제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수도로 예루살렘을 선언하자 왜 이렇게 중국이 걱정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이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양쪽과 모두 밀접한 경제ㆍ군사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사진제공=신화연합뉴스]
중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무역과 투자 교류가 급증했다. 특히 2000년 이후 양국 교역액은 급속도로 불어나 2000년 11억달러에서 2015년 114억달러로 10배 증가했다. 현재 중국은 이스라엘에게 미국ㆍEU에 이은 3대 무역국이자 최대 수출국이다.
중국의 대(對)이스라엘 투자도 활발하다. 차이나머니는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에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잇달아 인수하거나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IT업체인 알리바바 등 중국기업은 지난해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지난해 165억달러를 투자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20% 가량이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 정부도 미국과 유럽에 치우친 경제 협력을 다각화 한다는 차원에서 중국의 투자를 환영하고 있다.
양국의 군사교류는 경제교류보다 훨씬 역사가 길다. 1979년 군사협력 관계를 맺고 중국은 이스라엘에서 첨단 무기를 대거 수입해왔다.
중국은 현재 중동 국가에서 농업 및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선진 기술을 수입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세 악화는 시진핑 정부의 일대일로 전략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유럽과의 경제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일대일로는 중동지역 안정이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을 위한 3자회담을 제의한 것도 이같은 전략적 이유로 볼 수 있다.
SCMP는 중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재회담 제안을 하고 카타르 단교사태 해결에도 적극 나서는 등 ‘중동분쟁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섰던것은 중동지역에서의 전략적ㆍ경제적 이익 때문이라면서 중동지역 정세 악화는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