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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흔히 시진핑 주석이라 부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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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7. 7. 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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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흔히 시진핑 주석이라 부르지만...

[중국사람 이야기 20] 중국사람이 생각하는 국가

오마이뉴스(시민기자), 2017.07.22 17:03l최종 업데이트 2017.07.22 17:0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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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국사람 이야기' 중 '비가 와도 잔디밭에 물 주는 중국 직원'에서 중국사람이 직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또 직장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중국사람이 국가를 어떻게 생각하고, 또 국가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사람은 '애국심'이 강하다"

한국사람이 중국에 대해 얘기할 때, 대부분의 경우 중국이라는 나라와 중국사람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공산주의 국가라는 선입견이 있기는 하지만,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를 가진 대국(大國)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중국사람에 대해서는 '의뭉스러워 속을 알 수 없고 공중도덕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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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중국사람이 한국에 대해 얘기할 때도, 한국과 한국사람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을 '과거 중국 문화를 받아들인 작은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사람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주변 중국 친구들이 한국사람에 대해 말하는 긍정적인 부분을 정리해봤습니다. 
첫째, 애국심이 강하다.
둘째, 진취적이고 역동적이다.
셋째, 창조력이 있다. 이 정도입니다.
중국 친구의 성향에 따라 다른 점이 있지만, 그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내용은 '한국사람은 애국심이 강하다'였습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거꾸로 해석하면, 중국사람은 스스로 자신들이 한국사람보다 애국심이 작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중국사람이 '국가'의 존립에 관심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중국사람이 '국가'와 '국가 공무원' 그리고 '공산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사람이 생각하는 '국가'

먼저 중국사람이 생각하는 '국가'란 무엇인지, 그리고 중국사람이 '국가'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시죠.

기원전 은나라부터 현재까지 중국 역사 5000년 중 2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사람들은 전쟁을 치렀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2년 6개월에 한 번씩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국경선 너머 이민족과의 전쟁에서부터 정권 교체기에 일어나는 자국민들간의 전쟁, 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도적떼와의 전쟁 등 수많은 전쟁이 있었습니다.

중국사람은 진시황제를 존경합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는 기원전 770년부터 기원전 221년까지 550년 동안 전쟁을 치렀던 시기입니다. 550년 동안의 전쟁을 끝내고 중국을 통일한 사람이 바로 진시황제입니다.

 사람이 죽는 전쟁을 끝낸 진시황제 병마용
 사람이 죽는 전쟁을 끝낸 진시황제 병마용
ⓒ 김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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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를 살았던 중국사람은 진시황제가 고마웠을 겁니다. 전쟁터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병사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병사의 부모와 아내는 아들과 남편이 살아서 집에 돌아온다는 사실에 전쟁을 종결한 진시황제를 무척이나 존경했을 겁니다.

같은 이유로 현재의 중국사람들은 마오쩌둥을 존경합니다. 1840년 아편전쟁서부터 시작된 중국 대륙에서의 전쟁은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면서 끝납니다. 중국사람들은 100여 년 동안 때로는 외국 사람과, 때로는 자국민끼리 전쟁을 치렀지요.

사람이 살아가려면 '의식주'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죽으면 '의식주'가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사람은 '국가'가 '의식주'는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사람이 죽는 전쟁만은 막아주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사람이 생각하는 '국가'는 딱 여기까지입니다. '국가'가 전쟁만 막아 준다면, 무슨 일을 하든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사람은 한국사람이 나랏일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또 어떤 때는 자신의 시간을 포기하면서 행동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애국심이 높다고 평가합니다(혹자는 쓸데없이 정력과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국가'는 국민, 영토, 주권 이렇게 3요소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중국에서의 '국가'는 한국의 '국가'와 조금 다릅니다. 국토, 인민, 문화 그리고 정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국가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라고 합니다(주권재민, 主權在民). 중국에서 '주권'은 국가의 구성요소가 아닙니다. 대신 중국에서 국가 구성요소인 '정부'는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입니다.

중국사람은 나라에 많은 걸 기대하지 않습니다. 받는 게 없으면 주지 않는 게 세상 사는 법칙입니다. 그래서 중국사람은 나라를 위해 뭘 하겠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국가 공무원이 되려는 이유

 중국에서 ‘철밥그릇’이라 부르는 공무원
 중국에서 ‘철밥그릇’이라 부르는 공무원
ⓒ 출처: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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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람이 나랏일을 하는 공무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공무원은 한국에서처럼 중국에서도 인기 있는 직업입니다. 한국에서 공무원을 '철밥통'이라 낮춰 부르는 것처럼 중국사람들도 공무원을 '철밥그릇'(鐵晚飯)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서나 중국에서나 공무원은 안정적으로 먹고사는 데 큰 문제가 없는 직업이라는 의미로 통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한국사람과 중국사람이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이유는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돈을 많이 벌겠다고 생각하면 공무원보다는 장사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에서는 돈을 많이 벌려면 사업을 하는 것보다 공무원이 되는 게 낫다고 여깁니다.

기원전 100년경 사마천은 <사기>에서 부자가 되는 세 가지 방법을 말합니다. 그중 가장 좋은 방법이 '학문으로 과거에 합격해 권력과 지위를 얻는 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부자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권력으로 돈을 버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청나라 광서(1870~1908) 황제는 청나라 황제 중 가장 검소한 인물로 꼽힙니다. 광서 황제가 어느날 갑자기 수제비가 먹고 싶어, 수라간에 수제비를 끓이라고 명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수라간을 담당하는 내무부 관리가 황제에게 보고서를 가지고 옵니다.

보고서에는 황실 수제비 요리 수라간 설립 위원회를 만들어, 수제비를 전문으로 요리할 건물을 한 채 짓고, 수제비 전문 요리사도 새로 채용하고, 수제비 요리 전문 수라간을 관리하는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러자 황제는 '궁궐 남문 밖 요리집 수제비가 맛있다고 들었다'면서 한 그릇에 한 냥도 안 되니 환관에게 가서 사오라고 합니다. 한참 만에 돌아온 환관은 그 요리집이 오래 전에 문을 닫았다면서 황제에게 다시 수제비 요리 전문 수라간을 짓자고 건의합니다.

청나라 시대 공무원들이 황제에게 정말 맛있는 수제비를 대접하기 위해 수제비 전문 수라간을 짓고, 수제비 전문 요리사를 채용하고, 수제비 전문 수라간 관리 담당 부서를 만들려고 했을까요? 아니면 이 과정에서 떨어지는 '콩고물'에 관심이 있었을까요? 이 사례를 통해 수제비보다는 콩고물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사람이 이런 국가 공무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알 수 있고요.

노래 <공산당이 없으면 중국이 없다>

 중국 노래 ‘공산당이 없으면 중국이 없다’
 중국 노래 ‘공산당이 없으면 중국이 없다’
ⓒ 출처: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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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람이 생각하는 국가 개념과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국가 개념은 어떻게 다를까요?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에는 <공산당이 없으면 중국도 없다 (沒有共產黨就沒有新中國)>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는 1943년에 만들어졌는데, 현재 중국방송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가르치고요. <공산당이 없으면, 중국도 없다>는 제목 그대로 '공산당이라는 조직이 없으면 중국이라는 국가도 없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공산당이 국가보다 더 중요합니다.

중국 언론에서는 '나라를 사랑하자'라는 표현으로 '애당애국애인민'(愛黨愛國愛人民)이라는 글귀를 자주 사용합니다. 순서대로 해석하면 '공산당을 사랑하고, 국가를 사랑하고, 인민을 사랑하자'입니다. 중국 언론이 사용하는 나라 사랑 글귀에도 공산당이 국가보다 먼저 나옵니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한국에서는 흔히 '시진핑 주석'이라 불린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한국에서는 흔히 '시진핑 주석'이라 불린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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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을 소개하는 중국 자료에서는 시진핑의 현재 직함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중화인민공화국 주석'(中國共產黨中央委員會總書記、中共中央軍事委員會主席,中華人民共和國主席) 순으로 소개합니다. 한국어로 바꿔 표현하면, 시진핑은 현재 '중국공산당 제1서기, 중국군사 주석, 중국인민공화국 주석'에 재임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제1서기'는 중국공산당 최고위 직함이고, '주석'은 공산당 외 다른 조직의 최고위 직함입니다.

시진핑을 소개하는 중국 자료에서도 중국 공산당, 중국 군대, 중국 국가 순서입니다. 그러니까 시진핑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공산당 조직의 제1서기입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중요한 군대를 지휘하는 주석이고, 마지막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주석이라는 겁니다.

왜 중국에서 '공산당'이 '국가'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을까요?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중국에 사회주의 국가를 설립하기 위해 조직됩니다. 그후 1927년 중국공산당은 사회주의 국가를 설립하기 위해 인민해방군이라는 군대 조직을 만듭니다. 그리고 마침내 1949년 중국 공산당은 인민해방군 군대로 중국에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를 세웁니다.

공산당과 군대와 국가라는 세 개 조직은 만들어진 순서대로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1921년 중국 공산당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1949년 중국 국가의 수립도 없었다는 거지요. 그래서 중국에서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 국가 관계를 '중국 공산당은 중국 국가를 만들고 관리하는 단체'(中國共產黨是中華人民共和國的締造者和領導者)라고 정의합니다.

한국과 국가 조직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 사람이 이해하기 조금 어렵습니다. 한국 국가 조직과 비교해봅시다. 중국에서 중국 공산당은 한국 국회(입법부)와 법원(사법부) 그리고 국가와 지방 단체의 비전과 계획을 담당합니다. 중국에서 국가는 한국 정부의 행정기관처럼 단순히 행정만을 담당합니다. 100% 같지는 않지만, 수행 업무 측면에서 보면, 중국 국가는 한국 정부와 비슷한 일을 하는 조직입니다.

 중국 공산당 당원증
 중국 공산당 당원증
ⓒ 출처: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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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기준으로 중국 국민은 13억7000만 명이고, 중국 공산당원은 8800만 명입니다. 그러니까 중국 국가에 속한 사람은 13억7000만 명이고, 그중에서 8800만 명은 중국 공산당에도 속해있는 겁니다. 중국사람 중 약 13억 명은 중국 국가 조직 구성원이지만, 국가보다 상위 개념인 중국 공산당 조직의 구성원은 아니라는 거지요.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중국사람은 당연히 국가를 설립한 공산당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겁니다. 하지만 많은 중국사람이 공산당의 구성원은 아닙니다.

[About story] 한국에서 무역 일로 중국 사업가를 만나면서, 중국에서 장사 일로 중국 고객을 만나면서, 중국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일로 중국 선생님과 중국 대학생을 만나면서 알게 된 중국사람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되도록이면 제가 직접 경험한 일들을 쓰려고 합니다. 나무만 보고 산을 못 보는 우를 범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에 관한 개략적인 이야기는 인터넷에 넘쳐 나므로 저는 저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글을 풀어가겠습니다. 이런저런 분야에서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의 피드백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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