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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탁현민 못놓는 5가지 '눈물의 이유'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7. 7. 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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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탁현민 못놓는 5가지 '눈물의 이유'

김희윤 입력 2017.07.15. 08:34 수정 2017.07.15. 08:47 



2009년 '노무현 추모 콘서트'로 시작된 둘의 인연..믿음의 무게와 말들의 가벼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둘러싼 잇따른 논란에도 청와대는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 문제적 발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된 그를 문재인 대통령이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 = 탁현민 페이스북


불세출의 공연 연출가가 있다. 들국화, 자우림, 윤도현 밴드, 드렁큰타이거 등 유명 가수 콘서트를 기획해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한 번의 실패를 딛고 자신의 손으로 행사를 기획한 대선 후보를 당선시킨 인물. 드러나지 않게 청와대에 입성했고, 과거 발언을 통한 논란이 확산되는 와중에도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둘러싼 논란과 그에 따른 비판은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할 만큼 혹독하고 거세지만, 청와대는 그런 그를 (자유한국당의 표현에 따르면) ‘보듬고 가기’로 일관하는 상황.


‘성평등’에 대한 대통령의 가치를 의심받고, 인사검증에 대한 청와대의 기준에 비난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탁현민 행정관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과거 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되짚어봄으로 켜켜이 쌓인 신뢰와 둘 사이에 놓여있을 관계의 의무감 같은 것을 조명해본다.


(1) 노무현 바람을 일으킨 사람


탁 행정관이 문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은 '노무현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 포스터. 당초 공연은 연세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학교 쪽이 갑작스럽게 노천극장을 봉쇄해 성공회대로 옮겨 열렸다.


“저항성, 대중문화의 중요한 저항성을 모티브로 한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 2012. 2. 15 ‘디어청춘’ 강의 중


공연기획자 탁현민과 야인 문재인의 첫 인연은 2009년 6월 21일 성공회대에서 있었던 ‘노무현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 였다. 인기 공연 기획자였던 탁현민은 생애 처음으로 돈을 받지 않고 공연 기획에 나섰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이 공연을 통해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가까워졌고, 이후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행사 기획자로 발탁되며 본격적으로 정치 공연 기획에 첫발을 내디뎠다.


(2) 야인 문재인을 정치로 되돌린 사람 

 

탁 행정관이 당시 기획했던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는 초선 의원이었던 문재인을 단숨에 유력 대권후보로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시발점이 됐다. 사진 = yes24 영상 캡쳐


“제가 알기로 그는 가장 많이 알고 가장 많이 생각했고 가장 많이 배웠고 가장 많이 준비되었습니다.”
- 2017. 3. 15 탁현민 페이스북


2011년 양정철 씨로부터 ‘문재인의 운명’ 원고를 건네받은 그는 노무현 재단 이사장 문재인을 돕기로 결심했다. 곧장 책 출간과 동시에 ‘북콘서트’를 기획했고,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북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본격적 정계 입문을 앞둔 문 대통령의 인지도를 넓히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변호사와 청와대 경력이 전부였던 야인 문재인은 돌풍을 일으키며 그해 4월 총선에서 부산 사상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했고, 두 달 뒤인 6월 펴낸 ‘문재인의 운명’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3) 박근혜정권에 항의한 동지의 기억


나는 꼼수다 방송에 패널로 출연한 문재인 대통령, 이정희 전 의원, 박지원 의원의 모습.


“내가 가장 많이 받는 비난은 지나치게 감성적이라거나, 아니면 감성으로 사람들을 선동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늘 나는 ‘아, 놔, 공연연출가가 감성적이 아닌 게 더 이상하지 않아?’ 싶기는 하지만 솔직히는 그게 선동(?)이 되는 건가 싶을 때가 많다.”
- , 2012 중에서


탁 행정관은 국내 최초 ‘토크콘서트’, ‘시사콘서트’, ‘북콘서트’ 형식의 공연을 선보인 연출가로 문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뮤지션의 공연보다 정치적 성격의 공연연출에 주력했다.


2011년 4월엔 ‘가카 헌정 방송 - 나는 꼼수다’를 기획해 국내엔 전례가 없던 정치-시사 팟캐스트를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듬해 대선일인 12월 18일까지 총 71편의 에피소드로 방송된 ‘나는 꼼수다’는 방송 도중 출연자인 정봉주 전 의원이 수감되고 주진우, 김어준, 김용민이 기소되는 등 화제 못지않은 풍파를 겪었지만, 이는 결국 이들의 발언이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력의 반증이 됐다.


또한 박근혜 정권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원조격인 MBC의 '소셜테이너(사회 참여 연예인) 출연 금지 리스트가 2011년 7월 공개되자 삼보일배를 패러디한 ‘삼보일퍽’ 퍼포먼스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4) 히말라야 트레킹 동행 그리고 광흥창의 '절대공신'

탁현민 행정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인연. 그래픽 = 이주영 디자이너


“내가 뭔가 만들어내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어요. 원하는 사람이 존재하고, 준비된 관객들이 있기 때문에 하는 거죠. 나는 준비된 관객이 없는데 해서 성공한 적이 없어요. 관객이 준비가 안 되면 무조건 실패야.”
- 2012년 4월 yes24 인터뷰 중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낙선한 뒤, 그는 한동안 자의 반 타의 반 대중공연연출을 접고 이후 제주에서의 생활을 이어갔다. 한 인터뷰에선 ‘정권교체’의 꿈이 신기루처럼 사라지자 조증과 울증이 반복되며 극복이 어려웠다고도 토로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제주의 서쪽, ‘곶’에 대한 책을 펴냈다.


그런 그를 다시 육지로 이끈 건 양정철 전 비서관이었다. 여행이나 가자고 해서 향한 지난해 히말라야 트래킹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한 달 가까이 숙식을 함께하며 생각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뛰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기꺼이 제안에 응했고, 지난해 10월 초기 문재인 캠프인 ‘광흥창팀’ 행사기획 담당으로 합류하며 다시 문재인의 사람이 됐다.


(5)탁 나서면 문은 떴다 '문재인의 희망메이커'

공연기획자 활동 당시의 탁현민. 사진 = 미래를소유한사람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의하는 것에 따라서 내 삶의 궤적이 달라지고, 내 삶의 이유와 목적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 2012. 2. 15 ‘디어청춘’ 강의 중


의원직과 당 대표직도 없는, 다시 야인이 된 문재인의 대선 출정식 기획에 나선 그는 눈에 띄는 출정식 영상 제작을 시작으로 다시금 두각을 나타냈다.


탁발한 행사기획능력은 차치하고서라도 위기에 대응하는 그의 반응은 네티즌의 관심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TV토론에서 건강문제를 지적받자 자신이 동행했던 히말라야 트래킹 당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문재인 후보의 건강을 염려하실 거면 일단 히말라야 트레킹 3번 하고 와서 하는 걸로. 참고로 전 다시는 네팔 근처도 안 갈 예정”이라고 밝혀 건강 이상설을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탁현민은… '문재인의 시험'


2013년 탁 행정관의 저서 ‘흔들리며 흔들거리며’가 출간되자 문 대통령은 “과연 탁현민이다”라고 후기를 남겼다. 긴 찬사보다, 간명하고 솔직한 한 마디는 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믿음을 방증했고, 자신의 본격적 대선 행보의 시발점이 된 2011년 북콘서트의 성공적 기획이 일으켰던 반향에서 시작된 대통령의 신뢰는 두텁고도 웅숭깊었다.


과거 저서에서 밝힌 그릇된 그의 입장과 발언이 고스란히 정치적 공격 수단이 되어 청와대로 돌아오는 사이 한 행정관의 부적절한 발언은 곧 문재인 정권의 성평등 가치 증명으로 확대된 양상이지만, 청와대는 그의 경질 또는 유임에 대해 쏟아지는 보도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탁현민 행정관은 13일 경향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저를 향한 비난과 비판은 온전히 내 몫이고 엄중하게 받겠다”며 “(침묵을 지켰던 이유는) ”이곳(청와대)에 들어올 때 비밀유지와 국가 공무원으로서 처신에 대해 서명으로 한 약속” 때문이라 해명했다.

자신을 향한 비난이 곧 대통령을 향한 화살이 됐을 때 그가 느낀 심정은 어떠했을까. 과거 그의 책 속 한 구절을 빌려 유추해볼 따름이다.


“늘 그렇다. 강한 척하지만 약하고, 신경 쓰지 않는 척하지만 신경 쓰인다. 바람이 불면 그래, 솔직히 흔들린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흔들리지 않는 것이 어떻게 사람이겠느냐. 나뿐 아니라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흔들리며, 흔들거리며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흔들리는 것을 탓하지는 말자.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는 말자. 흔들려야 바람을 알 수 있듯이 흔들거려야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흔들리다 바람이 멈추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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