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 둔화,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등으로 신흥국 투자 수익률이 부진한 가운데 인도 채권이 대안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14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인도 채권 리테일 판매를 개시한 이후 최근 판매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4월27일 설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도채권펀드로는 49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환매 요청이 지속되는 다른 신흥국 채권과 달리 인도 채권으로 돈이 몰린 이유는 높은 금리와 안정적인 경제 펀더멘털 때문이다.
국내에 판매되는 인도 회사채의 표면 이자율은 연 8~9%로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거나 지급보증하는 공기업 채권의 표면 이자율도 연 7% 이상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이 다소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만기수익률 연 7%를 넘는 인도 채권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채권 투자시 이자율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펀더멘털의 안정성이다. 브라질 채권의 표면 이자율은 연 10% 이상으로 높지만 최근 브라질 경제위기로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헤알화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많은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인도는 신흥국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이 7.5%를 기록해 16년 만에 중국(6.8%)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 농무부도 ‘2030년 세계 경제력 예측 보고서’를 통해 인도 경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에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브라질 호주 러시아 등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금융시장 혼란의 타격을 바로 받지만 인도는 내수 중심 국가로서 독자적 경기사이클을 갖고 있어 안정적”이라며 “향후 3~4년 간 거시 경제 건전성은 양호하게 유지될 것이며 인도 채권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혜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