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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반도주', '땡처리업자'..日 기업 중국탈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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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6. 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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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반도주', '땡처리업자'..日 기업 중국탈출 급증

연합뉴스|입력2015.06.02. 11:05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의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일 보도했다.

중국이 40년전 대외 개방을 단행한 이후 풍부한 노동력과 거대한 시장을 겨냥해 1980년대부터 중국에 속속 진출했던 일본 기업들이 비즈니스 환경의 악화로 사업을 접고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1월의 어느 날 밤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다급한 표정으로 비행기표를 구하던 한 일본인 사업가의 경우를 소개하면서 야반도주의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사업가는 전성기에는 200명의 직원을 두고 현지의 일본 의류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해왔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수익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빠르게 실적이 악화해 결국은 거래처에 대금을 지불조차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2만개가 넘지만 더이상 고도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에다 지난 5년 동안 2배나 오른 인건비, 엔저 역풍 등이 일본 기업을 짖누르는 악재들이 되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 기업인 샤오미 조차 성장에 급제동이 걸릴 만큼 중국의 경기 침체 조짐은 역력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13일 발표한 4월 주요 경제 통계에 따르면 승용차 생산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2 % 감소했다. 4월의 신차 판매 대수도 0.5% 줄어 2년7개월만에 전년 동기 수준을 밑돌았다.

 



부동산 시황의 부진으로 내구 소비재와 건축 자재등 다양한 업종의 생산이 둔화되고 있다. 건축 자재 가운데 판유리 생산량은 11%, 시멘트는 7%가 각각 감소했다.

4월 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에 비해 5.9 % 증가했지만 2014년 수준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것이다. 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이처럼 침체하면서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경제는 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구도였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4조 위안에 달하는 대규모의 경기 대책을 내놓으며 2009년의 실질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투자가 기여하는 비율은 90%에 육박했다. 하지만 올해 1∼3월에는 그 비율이 20% 정도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소비가 견조한 것이 중국 경제에는 위안이 되고 있다.

 



고액 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일반 상품의 소매 매출은 10.0% 증가해 두자릿수 성장을 지켰다. 인터넷 판매가 40% 늘어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자 택배 업체도 휴대 전화 메시지로 배달 예정 시간을 알리는 신종 서비스도 등장했다.

문제는 소비 시장이 경기 전체를 견인할 만한 힘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가을부터 금융 완화를 계속하고 철도 등 인프라 정비를 중시하는 것도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안간힘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경기 침체가 중국의 '뉴 노멀'로 굳어지면서 일본 기업들에게는 철수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해 7월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3년에 중국에서 철수한 현지 법인은 205개사였다. 2013년에 17개사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며 사정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주말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일본 시계업체 시티즌의 공장을 방문한 르포 기사를 통해 설비와 자재를 처분하는 '땡처리' 업자가 등장한 연유를 설명했다.

이 공장은 춘절(설날) 연휴를 하루 앞둔 2월 5일 귀성을 기다리던 중국인 직원들에게 일제히 해고를 통보했다. 공장을 청산하기로 결정한 뒤에 나온 조치다.

 



시티즌 시계의 현지 공장은 뒤처리가 완료되면 공장은 앞으로 1개월 뒤에 완전히 폐쇄된다. 뒤처리는 속칭 '땡처리 업자들'에게 맡긴다.

업자들은 시티는 시계 공장의 기계를 100달러라는 파격적 가격에 사들인 뒤 이를 되팔아 폭리를 취한다. 이들은 직원 해고 절차와 현지 지방정부와의 청산 절차도 대행해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신속한 정리를 바라는 일본 기업들의 의중을 간파해 광저우와 같은 연해 공단 지역에서 땡처리 업자들이 출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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