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비닐 우산>>>"젊은이,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공감·클리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4. 8. 10:47

본문

 

      비닐 우산 일기예보에도 없던 비가 쏟아졌다. 도로 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허둥지둥 뛰어다녔다. 나도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눈에 뛰는 한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뛰어 들었다.
          그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처지의 청년이 서 있었다.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 시작하자 할아버지 한 분이 가세하셨다. 그런 다음 중년 아저씨 한 분이 들어왔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비좁은 틈으로 끼어들었다.
              출근 시간의 만원버스처럼 작은 처마 밑은 낯선 사람들로 금세 꽉 찼다. 사람들은 이 비좁은 틈에 서서 멀뚱멀뚱 빗줄기만 쳐다보고 있었지만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뚱뚱한 아줌마 한 분이 이쪽으로 뛰어오더니 이 가련하기 짝이 없는 대열로 덥석 뛰어들었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던가? 아주머니가 우리의 대열에 끼어들자 그 바람에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튕겨 나갔다.
                      그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쭉 훑어보았다. 모두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 척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한 마디 하셨다. "젊은이,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그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쳐다보더니 길 저쪽으로 뛰어 갔다. 한 사오 분쯤 지났을까?
                          아까 그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우산 다섯 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며 말했다. "세상은 절대 그런 게 아닙니다."
                              청년은 다시 비를 맞으며 저쪽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청년이 쥐어준 우산을 쓰고 총총히 제 갈 길을 갔다. 그러나 세상은 다 그런 거라고 말한 할아버지만은 한참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우산을 바닥에 놓고는 장대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었다.
                                  연륜과 경험이라는 인생의 훌륭한 나침반도 때로는 스스로의 함정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항상 열려있는 자유로운 생각과 새로움에의 도전은 인생을 더욱 아름답고 푸르게 합니다.
                                      - 행복 닷컴 -
                                      . 4월이야기ost - April front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