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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자들의 예술품 사랑..대체투자·돈세탁 다목적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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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2. 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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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자들의 예술품 사랑..대체투자·돈세탁 다목적 포석

매경이코노미|입력2014.12.08 09:13

 

 

 

중국 부자들 중에는 예술작품을 유달리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만났던 중국인 컬렉터도 그런 사람이다. 5억달러 정도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그를 만난 곳은 베이징 시내의 한 고급 아파트. 그가 손님이나 친구를 만날 때 사용하는 일종의 접대 공간이다. 가정집과 사무실의 중간 정도로 꾸며진 아파트 내부에는 다양한 예술작품이 가득했다.

 

벽면에는 중국과 해외의 유명 작가 그림이 다수 걸려 있었고, 특이한 모양의 조형물들도 곳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화장실에도 꽤 유명한 그림이 걸려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 지난 11월 26일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티베트 불화 탕카. 이 탕카는 중국인 류이첸 씨가 약 494억원에 낙찰받았다. <홍콩 크리스티 제공>

 

경매를 통해 수백억원대 명작에 베팅하는 스타일의 컬렉터도 중국에는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상하이의 금융 부자로 알려진 류이첸 씨다. 택시기사 출신인 류이첸 씨는 부동산과 제약업 관련 업체에 투자해 큰 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자산은 16억달러에 달한다. 그 역시 부인과 함께 상하이에서 미술관 2개를 운영한다. 그는 좋은 작품은 가격을 불문하고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부자들, 부동산 시장 둔화에 대체 투자 수단으로 예술품 선호 중국인, 재산 17% 예술품에 투자

 



불과 며칠 전 중국 예술품 경매 사상 최고액의 베팅을 한 것도 그였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명나라 영락제(1402~1424년) 때 제작된 티베트 불화 탕카를 3억4840만홍콩달러(약 494억원)에 낙찰받았다.

 

탕카는 비단 등 면직물 위에 그려진 티베트 불화를 말한다. 사원 벽에 걸어놓고 예배 때 사용하거나 종교적 행렬 때 이용하는 그림이다. 이번 작품은 가로 213.4㎝, 세로 335.3㎝ 크기 비단에 부처 '락타야마리'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이 지난 2002년 미국 수집가에게 3000만홍콩달러에 팔렸던 것을 감안하면 12년 만에 무려 11배나 가격이 올랐다. 류이첸은 이 작품을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룽미술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4월에도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명나라 성화제(1464~1487년) 때 제작된 지름 8㎝짜리 작은 술잔을 2억8124만홍콩달러(약 399억원)에 사들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중국 도자기 경매가로는 사상 최고가로 기록됐다.

 

이 술잔은 수탉과 암탉 한 쌍이 병아리들을 돌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냥 봐서는 일반 술잔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명나라 시대의 높은 예술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내렸다.

 


중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업체 화이브라더스를 설립한 왕중쥔 회장도 대형 컬렉터 반열에 올랐다. 최근 소더비 경매에서 그는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정물, 데이지와 양귀비 꽃병'을 6176만5000달러(약 679억원)에 낙찰받았다. 예상 낙찰가 3000만~5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그동안 중국인이 경매를 통해 사들인 예술품 중 최고액에 해당한다.

 



부동산 개발업체 완다그룹 회장으로, 알리바바가 뉴욕 증시에 상장하기 직전까지 중국 최대 부호 자리를 차지했던 왕젠린도 대단한 미술품 컬렉터다. 그는 이미 1990년대부터 그림을 사들였다. 그는 푸바오스와 류하이쑤, 리커란, 판톈서우, 황빙훙, 우관중, 양페이윈 등 중국 유명 미술가 작품을 대거 소장하고 있다.

 

폴 고갱과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등 외국 유명 작가 작품도 적지 않다. 지난해는 피카소의 1950년 작품 '클로드와 비둘기'를 2820만달러(약 310억원)에 매입했다.

 



중국 부자들이 예술품투자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대체투자 수단으로 그만이기 때문이다. 최근처럼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다른 자산에 비해 해외로 빼돌리거나 돈세탁을 하는 데 유리한 것도 한 요인이다.

 

뉴욕에 소재한 온라인 미술품 경매회사 아트넷에 따르면 중국 부자들은 보유 재산의 평균 17%가량을 예술품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9%)과 영국(7%)에 비해 훨씬 더 높다. 통 큰 중국 부자들의 과감한 베팅에 예술작품 가격에 과도한 거품이 끼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moneyj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85호(12.03~12.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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