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비용 제로 사회" 저자 ‘제레미 리프킨’…패러다임 시프트 이뤄지는 40년간 일감 쏟아질 것
기사입력 2014.10.31 18:58:54

세계적 미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제레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소(FOET) 소장의 집무실은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에 있다. 야트막한 건물 6층에 자리잡은 그의 집무실에서는 한적한 공원이 내려다보였다. 사무실 입구에 놓인 서가에는 그가 펴낸 저서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리프킨 소장은 1시간 반에 걸쳐 인류 미래에 대한 예언을 쏟아냈다. 그는 “공유경제(Shared economy), 한계비용 제로 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 또는 협력적 공유사회(Collaborative Commons)라고 불리는 전혀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부상하고 있다”며 “36년 후인 2050년에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리프킨 소장은 “2050년이 되면 자본주의는 공유경제 또는 협력적 공유사회와 무대를 나누어 쓰게 될 것”이라며 “이 두 시스템은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보조를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 경제와 공유경제 또는 협력적 공유사회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경제(Hybrid economy)’가 도래할 것이란 설명이다.
인류 사회가 ‘한계비용 제로 사회’로 변모하면서 생기는 일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비용(marginal cost)이란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을 말한다.
리프킨 소장은 커뮤니케이션, 에너지, 물류 인터넷이 통합된 슈퍼 사물인터넷(IoT)의 발달로 생산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드는 한계비용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재화나 서비스 가격이 사실상 ‘공짜’가 된다는 의미다. 이런 사회에서 사람들은 재화와 서비스를 ‘무료’로 자유롭게 공유한다.
게다가 태양열과 풍력 발전을 위한 고정투자 비용도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1970년대에는 태양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은 와트당 68달러였다. 그러나 오늘날 그 비용은 66센트에 불과하다.
리프킨 소장은 “현재 수십만 명의 애호가들과 소규모 창업기업, 사회적 기업들이 3D 프린팅으로 물건을 만들고 있다”며 “이들은 특허나 저작권이 없는 공짜 소프트웨어를 함께 사용하며 (3D 프린팅의 원자재인) 필라멘트도 쓰레기를 재가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깝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세계에는 10억대의 자동차가 있지만 향후 10년 내에 3D프린팅을 통해 제조된 위치추적시스템(GPS) 무인 자동차가 개발되면 8억 대의 자동차가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공유한다면 2억 대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설명하는 자본주의의 미래가 음산하거나 섬뜩하지는 않았다. 리프킨 소장은 역사적 필연에 의해 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되겠지만, 앞으로 40년간 이어질 과도기에는 기존 산업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수억 명의 젊은 세대가 자라나 그들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그들 스스로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공유하게 되더라도 기존의 거대기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40년 동안 전통적인 자본주의 기업들에게 경제적 활동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기업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기반시설) 설치를 도맡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규모 전력 그리드 전환 사업 및 관련 설비’, ‘3D 프린팅이 불가능한 대형 선박 및 슈퍼 여객기 제작’, ‘교량 등 대형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그런 사례로 꼽았다. 이런 일들은 앞으로도 자본주의적인 대기업이 맡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리프킨 소장은 “에너지 인터넷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력회사가 필요하고, 물류 인터넷을 통해 재고를 관리하면 운송 및 유통회사가 그러한 인터넷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기업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프킨 소장은 “한국은 전력, IT(정보기술), 물류 운송, 건설산업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모든 산업을 갖춘 나라”라며 “문화, 경제, 사회적으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자리 감소를 끔찍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조부모를 언급하며 “왜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트럭을 하루 10시간씩 50년 동안 운전해야 하고, 하루 8시간씩 40년 동안이나 공장의 좁은 방에서 조립라인의 제품을 지켜봐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귀찮은 일들은 기계에게 맡겨놓고 사람은 건강관리, 복지, 교육, 스포츠 문화 등의 영역에서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심오한 작업’이 아니라 ‘심오한 놀이’에 전념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리프킨 소장은 앞으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분야로 비영리 조직을 꼽았다.
“인간 본성에 대한 생각이 아담 스미스와는 다른 것 같다”고 하자 리프킨 소장은 “그렇다. 많이 다르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과거 역사와 신경생물학에 따르면 ‘사회적 창조물’인 인간은 원래부터 타인과 공감하도록 설계된 존재”라며 “이제 우리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기술이 공유의 시대를 연다
리프킨 소장은 인터뷰 시간의 상당 부분을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리프킨 소장은 “만약 학생들이 지식을 서로 공유하려고 하면 그것을 부정행위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 공유경제 또는 협력적 공유사회라는 글로벌 트렌드와는 도무지 걸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프킨 소장은 “학생들이 공부에 참여하고 서로 협조해 지식을 공유하도록 하고 창의적이 되도록 서로 도와야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지식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키피디아나 유튜브의 사례를 꼽았다.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카피 레프트’(copy left)가 뚜렷한 트렌드라는 것이다. 리프킨 소장은 “앞으로도 여전히 지적재산권과 저작권이 존재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 젊은 세대들과 힘겨운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45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태어난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터프츠대 플레처법과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경제동향연구재단(FOET)의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전 세계 지도층 인사의 자문역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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