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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7. 2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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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리는 중국 직접투자 시장

매경이코노미|입력2014.07.21 09:15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되면 한국 위안화 허브 될 기회 얻어 높아지는 중국 의존도와 원화 위상 약화는 극복해야 할 과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통상 분야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체결 전망이 밝아진 것은 물론이다. 국내 금융업계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열리고 한국이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얻었다는 점을 큰 기회로 본다.

 

 

중국은 자국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외국인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그동안 RQFII 자격이 없었던 국내 운용사들은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위안화로 바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투자 대상도 주식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채·회사채 등으로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중 FTA 이르면 연내 타결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 때

 

한국에 중국은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선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이 26.1%였다. 2·3위인 미국(11.1%)과 일본(6.2%)을 합친 것보다 크다.

 

 

1990년대엔 '미국 경제가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고 했지만 이제는 중국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태에선 중국의 존재감이 더 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가 발효되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년 후 1~1.3%, 10년 후 2.3~3% 정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2004년 한·중 FTA 협상이 시작됐지만 우리 측의 제조업 개방 압력과 중국의 신선식품 개방 압력 때문에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 차원의 연내 타결이 선언됨에 따라 급진전이 예상된다. 정부 안팎에선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즈음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협상 시작 10년 만에 결과를 보게 되는 셈이다.

 


한·중 FTA가 타결되면 기업 입장에선 관세 인하라는 직접적인 효과를 본다. 관세가 낮아지면 기업들은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을 얻거나, 가격을 낮춰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서비스 산업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 산업연구원은 한·중 FTA가 체결되면 서비스업 매출이 단기적으로는 5%, 장기적으로는 6.7%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 창출 효과 역시 53만~73만명 정도로 내다봤다.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는 문화 콘텐츠 업종은 FTA로 중국 진출문이 더 넓어질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의 온라인 시장도 한국 기업엔 새로운 기회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관세 인하의 혜택을 보는 IT·자동차와 소비재, 문화 콘텐츠 업종을 추천한다(박스 기사 참조).

 



양국 간 금융 인프라 구축

중국 채권 특화상품 개발 기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합의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우리나라에서 위안화 청산 결제가 하루 단위로 이뤄질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그동안 홍콩 내 청산은행을 통해 위안화 결제를 해오던 것보다 거래절차나 비용이 축소돼 저렴하고 신속한 결제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청산은행이 위치한 지역과의 시차로 인한 결제 시차와 결제 리스크도 줄어든다. 지금까지는 위안화가 직거래되지 않아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다시 위안화로 바꿔야 했다. 두 차례나 수수료를 내야 해 달러보다 조달 비용이 컸다.

 



한국 금융 시장에 위안화를 갖고 중국 주식·채권 시장에 직접투자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중국이 RQFII 자격을 한국에 800억위안(약 13조원) 이상 부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1년 12월 홍콩에 RQFII 한도를 처음 배정한 데 이어 대만(2013년 1월), 싱가포르(2013년 10월)에 RQFII 한도를 부여해왔다. 중화권이 아닌 곳으로는 지난해 10월 영국, 지난 3월 프랑스에 RQFII 한도를 부여했다. 이번에 한국에 부여된 RQFII 800억위안은 런던·파리가 부여받은 것과 같은 규모다. 주어진 투자 한도는 800억위안 규모지만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증액될 수 있다.

 



무엇보다 위안화로 직접 중국 금융 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지금은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금융 시장에 투자하려면 RQFII를 보유한 홍콩·싱가포르 등의 투자사에 위탁해야 한다. 이 경우 해당 투자사에 적잖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해 국내 소비자들의 실제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이미 갖고 있는 '적격해외기관투자자(QFII)' 자격을 활용해 중국
주식형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긴 하다. 그렇지만 이 경우 환전 과정에서 적잖은 비용이 들었다. 달러 등 위안화가 아닌 화폐를 중국에 가져간 뒤 이를 다시 위안화로 바꿔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RQFII를 획득한 국가의 금융회사들은 위안화로 직접 중국에 투자할 수 있어 환헤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한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금융투자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RQFII를 통해 중국 금융 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면서 이를 활용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 채권뿐 아니라 채권은행 간에 거래되는 고정 수익 상품, 증권투자펀드, 주가지수선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승인한 기타 금융투자상품 등이 투자 대상이다.

 



특정 자산에 정해진 규모로 투자해야 한다는 제한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QFII는 중국 본토 주식에 50% 이상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반면 RQFII 자격은 이런 제한이 없다. 100% 채권에만 투자할 수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홍콩을 경유해 중국 시장에 투자할 때는 홍콩법인에 수수료로 1% 안팎을 내야 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컸다"며 "직접투자가 가능해지면 앞으로는 이런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어 보다 다양한 상품 설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국내 증권가에선 특히 중국 채권에 특화된 상품 개발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아직은 변동성이 커 불안한 중국 주식보단 국책은행에서 낸 신용도 높은 우량 채권에 매력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중국은 아직까지 국유기업이 대부분인 탓에 주주가치 실현보다는 정부 이익을 늘리는 데 방점이 찍힐 때가 많다. 배당 증가 같은 주주들의 권익 실현은 뒷전에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아직까지 중국에서 주식은 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서 꼭 현실화될 자산이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 채권 투자는 투자한 회사가 파산하지만 않는다면 채권 원금과 이자 수익에 대해 법적인 보호를 받기 때문에 가치 실현이 더 쉽다.

 

 

현재로선 투자상품의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 채권이 주식보다 더 장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서 한 중국인 관광객이 위안화를 원화로 바꾸고 있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열기로 합의하는 등 양국 간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매경DB>

 

 

RQFII자격 얻어 수수료 부담 덜어 업황 바닥인 금융권도 기대감 커 변화 체감까진 적잖은 시간 걸릴 듯

 



증권가에선 중국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를 비롯해 예적금결합상품, 파생상품 등으로 중국 관련 자산의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국공채의 투자 매력이 높다. 중국 채권 시장 발행잔액의 70% 정도는 정책은행 등에서 낸 국공채가 차지한다. 중국 공사나 국영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은 한국의 비슷한 공사채 등에 비해 대개 1%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다. 중국 국채 3년물의 금리는 4% 안팎이지만 원화 국채 3년물 금리는 2% 중후반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회사채에 투자한다면 10% 가까운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는 위험도가 높다.

 



개인투자자들은 이전과 똑같은 상품을 사더라도 수수료를 1% 안팎 아낄 수 있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투자했다면 많게는 100만원 정도를 수수료로 덜 낼 수 있단 의미다. 다만 환율이 복병이다. 예를 들어 금리 차이로 원화 표시 채권보다 연 1% 정도 차익을 얻을 수 있더라도 최근 원화 환율 하락 속도가 워낙 빠르고 가팔라 원화로 바꿨을 때 손에 쥐는 수익은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투자자나 금융사들이 당장 변화를 체감하기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빨라야 연내 정도'일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우선 중국 국내법 개정 등 여러 단계가 남았다.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더라도 회사별로 중국 당국을 통해 RQFII 한도를 각각 부여받는 절차를 밟는다. 중국이 한국에 부여하기로 한 투자 한도는 800억위안(약 13조원)인데 이 총액을 자산운용사·증권사 등이 나눠 받는다.

 



김진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중국 채권 시장 투자를 위해서는 RQFII 기관별 부여와 은행 간 채권 시장 참여 승인 등 몇 가지 절차가 더 남았다. 그러나 저금리에 지쳐가는 국내 투자자들의 갈증을 일부나마 해소시켜 줄 시장이 매우 가까이 왔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닻 올린 위안화 허브경쟁

원화 위상 제고도 중요 과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으로 위안화 허브 자리를 둘러싼 국가 간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위안화 허브 경쟁에서 가장 앞선 곳은 단연 홍콩이다. 홍콩은 올 3월 기준 1조위안의 위안화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본격 추진하기 전인 2008년 말과 비교하면 17배나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2011년 말 홍콩에 RQFII 자격을 부여한 이후 그 범위와 한도를 차츰 늘리는 중이다.

 

 

위안화를 향한 유럽 국가의 러브콜도 뜨겁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영국. 영국은 2013년 6월 G7 국가 중 최초로 인민은행과 2000억위안 규모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800억위안 규모의 RQFII 권한을 얻었다.

 



한·중 양국 간 금융 인프라 구축이 급물살을 타면서 우리나라도 위안화 허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 산업 경쟁력 확보를 향해 위안화 국제화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되 원화의 위상 제고도 뒤따라야 대중국 편향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조익연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앞으로 위안화가 현재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위협할 정도로 위상이 올라갈 가능성에 주목한다.

 



조 연구위원은 "2020년까지 중국의 자본계정 자유화가 대부분 완료되면서 국제 통화질서는 달러, 유로화, 위안화의 3각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위안화 국제화를 활용해 달러화에 쏠린 국내 외환 시장 구조를 뜯어고치고 원화 국제화의 지렛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허브전략 못잖게 원화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만하다. 강대국 간 통화 패권 다툼에 국내 경제가 크게 휘둘렸던 과거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은 2014년 들어 수출이 줄어들면서 위안화 약세를 일시적으로 용인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달러 가치가 불안정한 때를 이용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확산시키려고 오히려 전략적으로 위안화를 절상하려는 움직임을 유지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1980년대 후반처럼 신 글로벌 통화 전쟁의 유탄을 한국이 고스란히 맞을 수 있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방된 글로벌 경제에서는 주요 상대국 사이에서 국제 금융 역량을 키우는 일도 시급하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의 조언이다.

 



물론 한·중 FTA와 금융 부문 협력 가속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의 금융 협력 진전과 한·중 FTA를 통한 경제 협력 가속화는 국내 경제에 기회와 함께 위기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어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국내 금융·통상 분야에서 위안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화의 상대적 위상이 약화되고 대중 의존도가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양국 간 금융 개방으로 '차이나 머니'가 국내에 무차별적으로 들어올 경우 국내 금융 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당장 위안화 거래 활성화가 달러화의 한국 시장 영향력 감소로 이어지면 미국의 견제 가능성이 제기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동북아 지역에서 달러화와 위안화 간 패권 추구에 따른 '통화 전쟁'에 대비한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중 FTA 수혜 업종과 종목은

음식료·화장품·의류·엔터 산업 등 주목

 



 

한·중 FTA가 체결된다면, 어떤 산업들이, 또 어떤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까?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첫째는 시장 개방과 관세 인하 효과를 통해 한국이 비교 우위 품목을 갖고 있는 산업의 수혜다. 대표적인 산업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가전, 휴대폰 등이다. 이 산업들은 적게는 4%에서 최대 20%대까지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어 FTA 체결 시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하면 상대적인 경쟁 우위가 예상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관세율은 완성차 기준으로는 10~20% 정도, 자동차부품은 8~10% 정도다. 섬유의류 11.4%, 화장품 11.8% 등 주요 품목의 관세 인하 혜택도 기대된다. 하지만 관세보다 중요한 것이 시장의 성장이다. 결국 중국에서 수요와 시장이 커지는 산업이 개방돼야 한국 업체들에 수혜가 있을 수 있다. 음식료, 화장품, 의류, 생활용품, 금융, 게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이 꼽힌다(표 참조).

 



한국의 주요 업체들은 이미 중국 현지에 공장을 갖고 또 중국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한·중 FTA로 인해 미국이나 일본 등 경쟁 국가 업체에 비해 한국 기업이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한·중 FTA 수혜주는 주식 시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테마로 자리 잡을 것이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병수 기자 bskim@mk.co.kr,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 일러스트 : 정윤정]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66호(07.16~07.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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