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속 환경이 평생 건강의 뿌리가 된다."
미국 코넬대 피터 너새니얼즈 박사가
여성의 건강은 차세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취지로 한 말이다.
한국의 중년 여성만큼 가족에 헌신적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자기 몸도 아프지만 남편만 종합건강진단이나
치료를 받게 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러나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다른 식구들만 염려하는 것은
진정으로 가족을 위하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중년기는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
연세대의대 가정의학과 윤방부 교수는
"여성은 20세 이후 청·중·노년의 모든 시기에서 병을 앓을 확률이
남성보다 1.1∼1.3배 높다"며
"평균수명은 남성보다 8년 정도 더 길지만,
질병으로 인해 남성보다 6년이나 더 오랫동안
활동시 제한(여성 13년, 남성 7년)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45세 이상 여성의 경우 관절염, 요통·좌골신경통 등
근골격계질환 유병률이 남자보다 2.5∼3배 정도 높으며,
고혈압도 1.6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
이에 따라 노년기에 들어선 65세 이상 여성은
10명 중 9명이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게 된다.
중년기 이후 여성의 건강상태가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가 있다.
우선 여성의 건강문제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와 함께 월경·임신·출산·폐경 등
여성 특유의 신체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래서 이 시기에 이르면 여자들만 공격하는 병이 생기는가 하면,
여자라서 더 치명적인 병도 나타나게 된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한 예로 주부 우울증의 경우 사회·문화적 원인 외에도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남자에 비해 적어지기 때문에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임신·출산·폐경 등도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경전증후군, 월경불순, 폐경기증후군 등 월경에 따른 합병증도 있다.
이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선
평소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식생활습관을 길들이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취미생활 등 여가 선용을 통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몸에 이상을 느낄 때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도 필수.
또 정기검진은 특히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이나 심장병을 조기에 발견,
큰 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와 비뇨기계 질환에 대한 경계심도 필요하다.
여성은 남자들보다 담배 연기에 더 민감한 폐를 갖고 있으며,
방광염 요도염 등 비뇨기계 질환에 걸릴 위험 역시
높은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므로
급증하는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부상도 조심해야 한다.
중년 여성은 남자보다 인대가 약해 퇴행성관절염 등
관절 질환으로 고생할 가능성도 크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여성의 무릎과 엉치 관절은 인대가 약한 것 뿐 아니라 크기도 작아서
관절염 치료시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중증 관절염 치료를 위해 인공관절을 넣는 시술을 할 경우
여성 자신의 체형에 맞는 것을 사용해야 재활기간을 단축하고,
치료효과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