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에 대한 일본은행 부총재의 경고
선대인 (batt****)
흔히 인구가 증가할 때는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하면서 경제 성장이 활발해지고 부동산 가격을 밀어 올린다. 반면 인구가 감소할 때는 경제가 위축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침체를 겪는다. 이런 경제 성장과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의 힘을 ‘인구 보너스(bonus)'와 ‘인구 오너스(onus. 부담)’로 표현한다.
말 그대로 인구 증감이 경기나 자산시장 활력에 보너스가 되기도 하고 부담이 되기도 한다는 말이다. 특히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한껏 부풀어 오른 부동산 거품 붕괴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이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사람으로 키요히코 니시무라 일본은행 부총재를 들 수 있다. 니시무라 부총재는 2013년 초 열린 미국 연합사회과학협회와 미국 부동산-도시경제학 협회의 연례 총회에서 ‘자산 버블과 경제정책(Property Bubbles and Economic Policy)’이라는 제목으로 인구 충격과 자산 버블 붕괴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인상적인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발표문에서 세계 주요국의 생산가능인구 (20~64세) 대비 나머지 인구의 비율과 실질 부동산가격, 그리고 금융권 총대출액(실질 금액)의 추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그림 >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이나 일본 모두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높아질 때 자산 버블이 일어나고 금융권 대출액(돈을 빌린 주체 입장에서 보면 부채액)이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 같은 추세가 반전되면서 버블 붕괴가 일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특히 1991년의 일본이나 2008년의 미국처럼 부채 급증이 동반된 버블이 꺼질 때는 충격이 커졌다. 이런 현상은 2008년 자산 거품 붕괴와 금융위기를 맞은 영국, 스페인, 아일랜드에서도 공통됐다.
다만, 독일과 프랑스는 생산가능인구 비율과 대출액 증가, 자산 가격 상승이 일치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 국가는 자산 버블이 생기지 않거나 생겼더라도 자산 버블 붕괴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그림1 >
주) 니시무라 부총재 발표문 ‘자산버블과 경제정책’에서 인용
이를 근거로 니시무라 부총재는 “인구 변화와 자산 거품, 대출액의 가파른 증가가 동시에 일어날 때 금융 위기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우연의 일치로 보지 않는다. “젊은 인구가 증가하면 자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젊은 인구 증가로 인한 자산 수요 증가로 금융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압력이 커져 추가로 자산 가격을 밀어 올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어떨까. 니시무라 부총재는 이 발표문에서 신흥국 사례로서 브라질과 중국, 한국의 경우도 소개했다. 그는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몇 년 안에 정점을 찍고 신용이 빠르게 계속 팽창하는 중국이나 한국도 (버블 붕괴) 위기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생산가능 인구 급증으로 인한 인구보너스 효과가 컸던 반면 감소세 또한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가파른 한국과 중국에서 인구구조 변화 충격이 훨씬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그림2 >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중국과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하고 감소하는 기울기는 미국과 (그림에는 없지만) 다른 유럽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의 증가율보다 더 가파르다. 그나마 중국은 인구 감소 시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남았고 경제성장률도 높은 편이며 도시화율도 아직 많이 낮다. 반면 한국은 그런 모든 면에서도 중국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참고로, <그림2 >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 1987~1991년 초의 자산 가격 상승세는 부채 증가가 아닌 소득 증가를 기반으로 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인구 보너스 시대가 지속됐기에 집값이 떨어져도 충격이 커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의 부동산 거품은 자산가격 상승과 부채 급증, 인구 오너스 시대로의 반전 등 자산 거품 붕괴의 ‘악성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 지금 설명하는 것처럼 부채 폭탄과 인구구조 폭탄이 잇따라 터지며 한국의 자산거품이 붕괴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림2 >
주) 니시무라 부총재 발표문 ‘자산버블과 경제정책’에서 인용
제가 근 4년 만에 부동산을 주제로 한 책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를 출간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부동산시장이 정말 위험한데, 정부는 "빚 내서 집 사라"고 하고 언론은 "집값 바닥"을 부르짖으니 저라도 경고를 해야겠다는 책무감으로 책을 썼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고 주위 많은 분들께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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