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주가 반토막' 난 시총 1·2위 게임사..'글로벌·블록체인' 해법 통할까

IT·가전·통신·과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4. 5. 13:36

본문

'주가 반토막' 난 시총 1·2위 게임사..'글로벌·블록체인' 해법 통할까

김근욱 기자 입력 2022. 04. 05. 06:01 
엔씨소프트 제25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사진 (엔씨소프트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언제까지 개미들 눈물 빼놓으실 겁니까?" "현금성 자산 쌓아두는 거 직무유기 아닙니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게임사 주총의 키워드는 바로 '주주 달래기'였다. 현재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신작 부진'과 '글로벌 거시 경제 흐름'이 맞물리면서 고점 대비 절반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시가총액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크래프톤(13조)과 엔씨소프트(10조)는 나란히 주가와 관련한 주주들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뺐다. 이들은 '글로벌'과 '블록체인'이라는 해법을 제시하면서 올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겠다고 선언했지만 증권가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주가 반토막' 엔씨·크래프톤…주주들 '송곳 질문'에 진땀

 

지난달 30일 엔씨소프트는 엔씨소프트 R&D 센터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Δ사외이사 선임 건 등 총 5개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날 현장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향한 주주들의 날 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4일 종가 기준,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해 2월 기록한 최고점인 104만8000원 대비 50% 이상 하락한 47만6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 IP(지식재산권) 이외에 이렇다 할 성장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하면서다.

 

한 엔씨소프트 주주는 김택진 대표를 향해 "야구 선수의 연봉을 주기 위해 100억, 200억씩 지출한 결과 영업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야구단 운영을 지속하실 생각이냐"라고 물었다. 또 다른 주주는 "다른 기업은 부채를 끌어와서라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경영활동을 하는데, 엔씨소프트는 현금성 자산 2조를 방치하고 있다"며 "일을 열심히 안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뿔난 주주'들의 목소리는 크래프톤 주총장에서도 이어졌다. 1일 종가 기준, 크래프톤은 주가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점인 58만원 대비 52% 감소한 27만8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가 흥행 부진에 빠지면서 주가도 함께 떨어졌다.

 

지난해 8월 크래프톤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주를 구입했다고 밝힌 주주는 "보통의 공모주는 따상을 치면서 수많은 이익을 주주들에게 안겨준다. 그런데 이 회사는 상장하면서부터 떨어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주주는 "현재 공모가 대비 왜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지, 떨어질 때는 주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답변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31일 열린 크래프톤 주주총회© 뉴스1

◇ 엔씨는 '글로벌', 크래프톤은 '블록체인'

먼저 엔씨소프트가 내건 성장 모멘텀은 '글로벌'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은 돌아선 시장 환경을 극복하는 한해였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게임 기업의 자세로 강력한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꼽은 핵심 사업은 'TL' 그리고 '리니지W'다. TL은 지난 10년간 개발비만 1000억원 이상을 쏟은 초대형 PC·콘솔 게임이다. 리니지W는 글로벌 버전은 엔씨소프트가 선보이는 첫 '블록체인 게임'이다. 한국 시장만으로는 회사의 가치를 지속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이 두 신작 게임의 글로벌 성공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것.

 

크래프톤이 내건 성장 모멘텀은 '블록체인'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블록체인 관련 사업 및 연구개발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웹 3.0·NFT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본격화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게임 본연의 재미를 살리고, 이용자들이 가상공간에서 콘텐츠를 창작해 돈을 버는 'C2E'(Create-to-Earn)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글로벌·블록체인' 해법 통할 수 있을까

 

다만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이 내건 '글로벌'과 '블록체인'이 정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70%를 한국에서 올리는 전형적인 국내 게임사다. 해외 매출도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다. 엔씨소프트식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북미·유럽' 시장에서 통하느냐는 의문이다.

 

크래프톤 역시 '블록체인' 신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블록체인 게임 선두주자인 위메이드·넷마블·컴투스와 비교하면 이렇다 할 사업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일각에선 블록체인 게임이 '스쳐가는 유행'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두 게임사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도 그리 밝지 만은 않다. 한국투자증권은 29일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를 92만원에서 70만원으로 낮췄다. 정호윤 연구원은 "당초 올해 출시될 것으로 반영했던 아이온2 등의 출시 지연에 따른 매출 추정치 하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NH 투자증권은 22일 크래프톤의 목표 주가를 45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낮췄다. 안재민 연구원은 "2021년 기대작이었던 '펍지 뉴스테이트' 초기 성과가 부진해 2022년 실적 성장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며 "하반기 기대작 출시로 조금씩 모멘텀을 회복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ukgeun@news1.kr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관련글 더보기